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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브라이언트 사망 애도, 종목 국적 분야 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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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 브라이언트 사망 애도, 종목 국적 분야 막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1.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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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코비 브라이언트(42)의 사망을 전 세계가 슬퍼하고 있다. 종목, 국적 심지어 분야를 막론하고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사무국은 영구결번(8‧24번) 레전드를 잃은 충격에 빠진 LA 레이커스 구단을 배려, 29일(한국시간) 정오로 예정된 LA 클리퍼스전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레이커스와 클리퍼스 모두 코비 브라이언트의 숨결이 남아 있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를 홈으로 사용한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고 자란 ‘코비 키즈’들은 저마다 애도에 나섰다. 데빈 부커(피닉스 선즈)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전한 덕담 ‘전설이 되라(Be Legendary)'를 농구화에 새기고 코트를 밟았다. 트레이 영(애틀랜타 호크스)는 자신의 등번호(11번)가 아닌 8번을 달고 뛰었다. 부커도, 영도 공교롭게도 24개씩 슛을 시도했다. 둘의 도합 득점은 81점(영 45점, 부커 36점)이었는데 이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2006년 1월 기록한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이자 NBA 한 경기 최다득점 2위 기록과 같다.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토너먼트에서 코비 유니폼을 입고 몸을 푼 닉 키리오스. [사진=AFP/연합뉴스]

코비 사망 전날 코비의 통산 득점 기록을 넘어선 ‘킹’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르브론 제임스의 동료이자 코비 브라이언트의 레이커스 후배 퀸 쿡이 스테이플스 센터에 마련된 코비 추모 장소에서 좌절하는 장면은 먹먹함을 자아냈다. 코비의 광팬 카이리 어빙(브루클린 네츠)은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뉴욕 닉스전에 결장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토론토 랩터스 전을 비롯한 NBA 전 경기는 점프볼 직후 공격 제한시간 24초를 보내는 방식으로 비통함을 표현했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국프로농구(KBL)에서도 한 시대를 풍미한 농구의 아이콘이 진 걸 추모하는 의미로 묵념을 진행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성명서를 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친동생 같았다”며 “그와의 대화가 그리울 것”이라고 절규했다. LA 레이커스의 레전드 선배 매직 존슨과 샤킬 오닐은 각각 “LA 레이커스 역사상 제일 위대한 선수가 떠났다”, “나의 조카인 지지(지아나, 코비 브라이언트의 딸)와 브라이언트를 잃은 고통을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적었다. NBA 통산 득점 1위 카림 압둘자바는 “나는 코비를 한 명의 운동선수 이상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고인을 기렸다.

스테이플스 센터 주변에 마련된 코비 브라이언트 추모 공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명장 닥 리버스 LA 클리퍼스 감독은 경기 직후 눈물을 쏟으며 인터뷰에 임했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NBA 식구들은 20시즌 동안 코비 브라이언트가 보여준 재능과 헌신을 기억한다”며 “농구 역사에서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 떠났다”고 아파했다. 이밖에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마이크 콘리(유타 재즈), P.J. 터커(휴스턴 로켓츠), 론조 볼(뉴올리언스 펠리컨스)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은 선수들이 코비 애도에 동참했다.

괴짜로 유명한 마크 큐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는 코비가 현역시절 후반부에 달았던 백넘버 24번을 댈러스에서 영구결번하기로 결정했다. 큐반은 “코비는 글로벌 아이콘이었다. 농구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이 소속된 적이 없는 선수를 영구결번시키는 건 세계 프로스포츠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국제무대를 호령하는 스포츠스타들도 코비 사망을 슬퍼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FC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유벤투스), 해리 케인(잉글랜드‧토트넘 홋스퍼‧이상 축구),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코디 벨린저, 저스틴 터너(이상 미국‧이상 LA 다저스‧야구), 타이거 우즈(미국‧골프), 라파엘 나달(스페인),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이상 테니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육상) 등이 대표적인 스타들이다.

코비 브라이언트 사망 현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네이마르(브라질‧PSG)는 프랑스 리그1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24번을 의미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레알 마드리드)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미국 국가대표 유니폼 10번을 입고 훈련을 소화했다. 닉 키리오스(호주)는 나달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 앞서 코비 브라이언트의 노란색 8번 유니폼을 입고 몸을 풀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코비 사망 추모 성명을 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2008 베이징‧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건 올림피언이다. 바흐 위원장은 “코비는 진정한 올림픽 챔피언이었다. 2028 올림픽 개최도시 LA에 영감을 안긴 인물의 에너지와 인품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음악계의 대표적 이벤트 그래미 어워즈는 코비 사망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시상식 직전 LA의 상징 코비 브라이언트가 딸과 함께 헬기 추락으로 목숨을 잃은 소식이 알려졌다. 게다가 그래미 어워즈는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거행됐다. 호스트 앨리샤 키스는 “LA, 미국, 전세계가 영웅을 잃었다”며 “코비가 지은 집(스테이플스 센터)에 서 있어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코비 사망을 애도하는 LA 레이커스 24번 유니폼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도 비보에 반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끔찍한 뉴스다. 코비는 가족들을 매우 사랑했고 미래를 향한 열정이 있었다”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에 “코비 브라이언트는 코트 위의 레전드였다. 사랑과 기도를 보낸다”고 각각 적었다.

NBA 우승 5회(2000~2002, 2009~2010),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1회(2008), 파이널 MVP 2회(2009~2010), 올림픽 금메달 2회(2008 베이징, 2012 런던), 올 NBA 퍼스트팀 11회, (2002~2004, 2006~2013), 올스타 18회(1998, 2000~2016)...

숱한 업적을 남긴 ‘블랙 맘바(독사를 뜻한다. 코비가 가장 좋아했던 별명이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전날 헬리콥터(기종 시코르스키사 S-76) 추락사로 숨졌다. LA 당국에 따르면 코비와 그의 둘째 딸 지아나(13) 타고 가던 전용 헬기가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고꾸라졌다. 사망자 숫자는 당초 5명으로 보도됐으나 이후 탑승자 9명 전원으로 늘어났다. 지아나의 농구경기 참가를 위해 이동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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