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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흥국생명, '5세트 듀스가 10번' 여자배구 묘미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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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흥국생명, '5세트 듀스가 10번' 여자배구 묘미 제대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28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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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설 연휴 기간 프로배구 최고 빅매치로 꼽혔던 수원 현대건설과 인천 흥국생명의 맞대결은 배구 팬들의 기대치를 120% 충족했다. 여자부 1, 2위팀 간 맞대결답게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혈투를 벌였고, 4654명의 만원 관중과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현대건설은 27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2(25-21 17-25 14-25 25-11 25-23)로 이겼다.

시즌 첫 만원 홈관중 앞에서 시즌 5세트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운 끝에 2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공고히 했다. 현대건설(15승 4패·승점 40)은 2위 흥국생명(10승 9패·승점 35)과 격차를 승점 5로 벌렸다.

현대건설이 흥국생명과 25점 세트를 5차례나 치른 끝에 웃었다. [사진=KOVO 제공]

흥국생명은 에이스 이재영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3연패에 빠졌다. 1경기 덜 치른 3위 서울 GS칼텍스(11승 7패·승점 33)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됐다.

25점 세트를 5차례나 치렀고, 경기 시간은 2시간 17분에 달했다. 본래 한 팀이 15점을 내면 끝나는 5세트지만 듀스에 듀스를 거듭한 끝에 경기가 마무리되기까지 36분이나 걸렸다. 

현대건설은 주포 헤일리와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센터) 양효진이 나란히 25점씩 내며 50점을 합작, 승리를 쌍끌이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외국인선수 루시아가 양 팀 톨틀어 가장 많은 33점을 올렸음에도 이재영의 공백이 뼈아팠다.

1세트를 내주고 시작한 흥국생명은 루시아가 살아나며 2, 3세트를 연달아 따냈다. 하지만 4세트 들어 현대건설의 수비 집중력이 살아났고, 부진하던 헤일리의 공격이 폭발해 승부는 5세트로 넘어갔다.

5세트 6-6에서 루시아가 3연속 득점에 성공, 흥국생명이 10-7 리드를 잡았지만 현대건설이 헤일리와 양효진의 득점을 묶어 다시 10-10 동점을 만들었다.

5세트 듀스가 계속 이어졌고, 한 점 한 점에 양 팀의 희비가 교차했다. [사진=KOVO 제공]

흥국생명은 루시아의 쳐내기와 김세영의 블로킹으로 12-10으로 달아난 뒤 상대 공격범실로 14-12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연패 탈출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쉽사리 물러나지 않았다. 양효진이 속공으로 한 점 따라붙었고, 루시아가 공격범실을 범해 승부는 듀스로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15-14, 16-15, 17-16 3연속 리드를 잡고도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고, 현대건설도 18-17로 전세를 뒤집었으나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결국 22-22에서 현대건설이 신인 센터 이다현의 속공과 블로킹으로 승기를 잡았고, 루시아의 오픈공격이 아웃되며 승자가 됐다.

경기를 중계하던 이호근 KBSN스포츠 아나운서는 5세트 듀스와 랠리가 이어지자 “역대급 경기”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한유미 해설위원도 “한 점 한 점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는 말로 명승부를 빚어낸 양 팀 선수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올 시즌 화~목요일 남자배구와 같은 시간 편성됐음에도 시청률에서 앞서는 등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고 있는 여자배구다. 이날 1, 2위팀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여자배구의 묘미와 인기비결을 제대로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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