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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정우영-이강인-백승호에 던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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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정우영-이강인-백승호에 던진 메시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30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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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더 좋은 축구를 하려면 좀 더 빨라야 한다. 공의 속도, 움직임의 속도 등 스피드에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학범(60)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26일 태국에서 막 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더 큰 무대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표로 하는만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번 대회는 23명으로 명단을 구성했지만 올림픽 때는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 3명 포함 18명만으로 엔트리를 꾸려야 한다. 본선까지 6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현재의 명단을 압축하고, 부족한 점은 경험이 좀 더 풍부한 선배들로 메워야 한다.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무한 경쟁’ 체제를 선언했다.

김학범 감독은 AFC U-23 챔피언십에 이강인(오른쪽)과 백승호를 차출하고자 했지만 좌절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학범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럽파 이강인(19·발렌시아), 백승호(23·다름슈타트)를 차출하려 구단과 협의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유일한 유럽파 정우영(21·바이에른 뮌헨)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한 탓인지 컨디션이 저하돼 있었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공격포인트 없이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 완벽한 더블스쿼드로 성과를 낸 김 감독이라 올림픽에서도 주전, 비주전의 구분 없이 나설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는 “대회마다 준비하는 게 다르다. 올림픽의 경우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지금부터 생각해 보겠다. 어떤 팀과 붙고, 어떤 선수를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더블스쿼드로 가기는 어렵겠지만 (태국처럼) 고온다습할 도쿄의 기후 등을 십분 활용할 것이다. 지금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와일드카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 편성이 확정되면 상대에 맞춰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추첨은 4월 20일 진행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A매치 데이에 맞춰 3, 6월 올림픽 대표팀의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고, 올림픽 개막 한 달 전부터 ‘김학범호’는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와 마찬가지로 결전지 도쿄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전력을 매만질 예정이다.

김 감독은 “태국과 공항에서 이야기했지만 처음부터 다시 생각할 것이다. 어떤 자리에 와일드카드를 선발할 것인지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 진짜 팀에 필요하고 쓸 수 있는 선수를 뽑겠다”고 설명했다.

정우영의 뮌헨 2군 복귀는 올림픽에 가기 위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강인과 백승호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무혈 입성’은 없을 것이라 못 박기도 했다. 그는 “이강인, 백승호는 팀에 굉장히 필요한 선수들이다. 허나 본선은 경쟁이다. 유럽에 있다고 무조건 들어온다는 보장은 못한다. 국내 선수들과 똑같이 견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고, 올림픽에 대한 의지도 갖춰졌을 때 (최종명단 합류가) 가능하다”고 힘줬다.

이강인은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2골 4도움을 기록, ‘정정용호’를 결승에 올리며 최우수선수상(골든볼)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데뷔하는 등 팀에서 로테이션 자원으로 뛰고 있고, 백승호도 올 시즌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현재 유럽에서 인정받고 있다 하더라도 18인 명단 중 두 자리가 내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 부진한 정우영 역시 마찬가지다. 남은 기간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정우영은 대표팀이 해산한 뒤 독일에 도착하자마자 친정팀 뮌헨으로 6개월 단기 임대됐다. 프라이부르크 이적 후 컵 대회 1경기 출전에 그쳤고,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다. 다시 뮌헨 2군에 소속돼 독일 3부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김 감독은 “처음 뮌헨에서 봤을 때와 비교하면 폼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유럽파로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실전 감각이 떨어진 것보다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며 “임대돼 본인이 편하게 느끼는 환경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테니 좀 더 나아지는 모습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했다.

이번 대회 23인의 젊은 태극전사가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이강인과 백승호 그리고 와일드카드 3명이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다고 가정하면 이들 중 10명은 도쿄에 갈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쟁은 지금부터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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