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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조현우 입 열다, 대구FC를 떠나게 된 배경 [WHY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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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조현우 입 열다, 대구FC를 떠나게 된 배경 [WHY Q]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05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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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0시즌을 앞두고 K리그(프로축구)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군 건 역시 2019시즌 우승 경쟁을 벌인 현대가(家)의 두 팀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였다. 울산은 반 시즌 패권 다툼에 힘을 보탰던 프랜차이즈 골키퍼 김승규(30·가시와 레이솔)와 작별하고, 조현우(29)를 영입했다. 국가대표 골키퍼를 또 다른 대표팀 골키퍼로 대체한 것이다.

조현우의 이적을 두고 축구계에서 많은 이야기가 쏟아졌다. 대구FC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조현우가 구단에 재계약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4주 간 기초 군사훈련을 위해 입소했다고 전했다. 그 사이 울산 이적설이 불거지면서 적잖은 팬들이 놀랐다. 대구의 프랜차이즈스타이자 K리그를 대표하는 골키퍼의 거취에 시선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훈련을 마친 조현우는 예상대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고,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입단 기자간담회를 통해 처음 공식 석상에 섰다. 재계약 대신 이적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조현우가 대구FC를 떠나 울산 현대로 이적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조현우는 “울산에서 환영해줘 감사하다. 지난해 아쉽게 우승을 놓쳤는데 올해 우승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김)태환이 형 등에게 팀 분위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후방 빌드업을 중요시하는 김도훈 감독님과 함께 해보고 싶기도 했다”며 “훈련받기 전 에이전트에게 모든 것을 맡겼고, 다녀와서 이야기하자고 했다. (훈련을) 마치고 나서 구단이 나를 정말 원한다는 것을 알게 돼 이적했다”고 밝혔다.

조현우는 전 소속팀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대구와 결별하게 된 과정을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2019시즌 시작 전 대구와 협상할 때부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을 확실히 했다. 내가 알기로는 ‘대구와 제대로 대화를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사실이 아니다. 많은 미팅을 통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 확실히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뒤 스타덤에 오른 조현우는 꾸준히 유럽 진출을 노렸지만 아직까지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분데스리가(독일 1부) 마인츠, 아우크스부르크, 뒤셀도르프 등의 관심을 받았다고 알려졌지만 결국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 당시 그가 대구에 남게 된 이유는 뭘까.

조현우는 “공식 오퍼가 왔었고, 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해당 구단과 대구가 협상하는 과정에서 잘 안 된 부분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광래 (대구) 사장도 나를 높이 평가해 그랬던 거라 생각하고 있다”면서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지만 대구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차후에 이야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조현우는 울산에서 더 넓게 보고자 한다. [사진=연합뉴스]

조현우는 2013년 대구에서 데뷔해 5시즌 연속 베스트일레븐 골키퍼 부문을 수상했다. 대구의 승격과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등 굵직한 역사의 순간을 모두 함께 했다.

그는 대구 팬들에게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제가 좋은 경기력으로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제 ‘울산맨’이 된 그의 목표는 명확하다. “한 번도 지고 싶지 않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승만 바라보고 있고, 가장 많은 클린시트(무실점)를 기록하고 싶다. 울산에 빠른 선수가 많아 어시스트도 하고 싶어 잘 준비하고 있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지난 시즌 ACL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조현우의 시야는 더 넓어졌다. “ACL을 처음 경험하면서 많이 설렜다. 리그와 또 다른 분위기라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올해는 충분히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ACL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내 이름도 알리고, 더 넓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더불어 한국 골키퍼 최초의 유럽 진출 꿈 역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유럽 진출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울산이 우승할 수 있게 뒤에서 잘 막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한국 골키퍼도 충분히 유럽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적으로도 충분히 적응 잘할 수 있고,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길을 닦는 것도 중요하기에 더 아쉽기도 하다”며 힘줬다.

조현우는 오는 18일 상하이 선화와 ACL 조별리그 1차전, 29일 FC서울과 홈경기 개막전을 통해 울산 팬들을 만나게 된다. 그간 마음고생이 많았던 걸로 보이는 조현우가 울산에서 다시 비상을 꿈꾼다. '대 헤아(대구 데 헤아)'가 대구 아닌 울산에서 K리그1(1부) 우승 다툼에 동참하게 됐다. 시끄러웠던 이적이었던 만큼 그가 새 소속팀에서는 어떤 별명을 얻게 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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