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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배드민턴 서승재-탁구 조대성, 계약논란 대하는 두 협회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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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배드민턴 서승재-탁구 조대성, 계약논란 대하는 두 협회 온도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2.06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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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도쿄 올림픽을 앞둔 배드민턴과 탁구 두 기대주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계약 문제를 겪고 있는 서승재(23)와 조대성(18·대광고)의 이야기다.

서승재는 지난해 12월 인천국제공항과 가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삼성전기와 계약해 이중계약 파문을 일으켰다. 신생팀 우선지명권을 가진 한국마사회와 입단 협상을 벌인 조대성도 이견이 커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문제를 대하는 협회의 반응은 꽤나 달라 눈길을 끈다.

 

서승재는 지난 4일 대한배드민턴협회로부터 국가대표 훈련 제외 징계를 받았다. 올해 말까지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 4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오는 12월 31일까지 국가대표 훈련 제외를 결정했다. “국가대표로서 이중계약이라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게 이유였다.

사실상 태극마크 반납이다. 국가대표 자격은 대한체육회에서 인정받는 훈련 기간에만 유지되기 때문.

협회는 1월 안에 서승재와 인천국제공항, 삼성전기가 문제를 원만히 해결토록 유예 기간을 줬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서승재는 최솔규, 채유정과 남자, 혼합 복식 파트너를 이루고 있는데 도쿄올림픽 출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는 4월 말 발표되는 세계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복식 경기에서는 세계랭킹 8위까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데, 최솔규-서승재는 남자복식 9위, 서승재-채유정은 6위에 랭크돼 있다.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이견은 컸다. 회의 시간이 4시간 가량이나 이어진 이유다. 그럼에도 과감히 결단을 내렸는데, 이들이 올림픽 출전 자격 랭킹에 들 경우 공정위원회 등을 통해 다시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승재는 현재 삼성전기 소속 선수로 등록돼 있는데, 협회는 선수등록 신청 서류에 하자가 없다며 이를 승인했다.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이야기다.

더구나 서승재가 안재창 국가대표팀 감독 겸 인천국제공항 감독에 대해서는 “물의를 일으킨 게 인정된다”면서도 차기 회의에서 소명 기회를 부여한 뒤 심의하겠다고 전했다. 서승재의 인천국제공항 가계약에 깊은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는 안 감독에게는 다른 잣대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조대성은 신생팀 우선지명권을 가진 한국마사회와 협상을 벌였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탁구협회가 중재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탁구계에서는 비슷한 상황에서 다소 다른 대응이 나왔다. 조대성이 지난해 창단해 신생팀 우선지명권을 얻은 한국마사회와 협상에 난항에 빠지자 대한탁구협회가 중재에 나서기로 한 것.

조대성은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데, 마사회는 한발 먼저 움직여 조대성과 협상을 진행 했다. 

예견된 선택이었다. 대광중 3학년이던 2017년 종합선수권 단식 8강에서 세계랭킹 10위였던 이상수(삼성생명)를 4-3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킨 걸 시작으로 이듬해 같은 대회 남자 최연소 결승 진출자로 이름을 올린 그다. 작년 체코오픈에선 신유빈(16)과 조를 이뤄 나선 혼합복식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달엔 도쿄올림픽 단체전 세계 예선에서 활약하며 출전권 확보에 일조했다.

문제는 조대성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마사회는 협상에 여유롭게 나설 수 있었고 조대성으로선 계약금 등에 불만을 보였다.

결국 마사회는 대한탁구협회에 중재를 요청을 했고 협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당연한 대응이다. 한국 탁구의 기대주인 조대성이 끝내 마사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그는 2년간 다른 실업팀과 계약할 수 없는 무적 신분이 된다. 제대로 된 훈련과 성장에도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마사회가 우선지명권을 포기하면 조대성이 원하는 팀으로 갈 수 있게 되지만 어려운 결정으로 팀을 창단한 마사회 또한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리를 쉽게 포기할리 없다. 협회가 양 측과 대화를 통해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탁구협회는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중립적인 중재위원회를 가동해 문제 해결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상황이 정확히 같다고는 볼 수 없지만 배드민턴협회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수와 팀에만 문제를 떠맡긴 채 지켜보다가 징계 결정을 내린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결정에 아쉬움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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