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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여자농구, 명확한 목표 '1승' [올림픽 최종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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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여자농구, 명확한 목표 '1승' [올림픽 최종예선]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07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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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년만의 올림픽행을 노렸던 남자배구만큼이나 간절하다. 12년만의 올림픽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이 도쿄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2연전을 치른다. 목표는 명확하다. 1승이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국제농구연맹(FIBA)랭킹 19위 한국은 8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영국(18위)과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 B조 2차전(KBSN스포츠, 네이버 생중계)에 나선다. 

한국은 6일 스페인(3위)에 46-83 완패했고, 영국 역시 중국(8위)에 76-86으로 져 1패씩 안고 있다. 4개 팀이 한 조에 편성됐는데, 조 3위까지 올림픽 티켓이 주어진다. 서로를 ‘1승 제물’로 점찍은 한국과 영국의 맞대결은 그야말로 벼랑 끝 승부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간절함으로 똘똘 뭉쳤다. [사진=FIBA 제공]

◆ 한국-영국 관통하는 키워드 ‘간절함’

한국 여자농구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썼지만 이후 두 대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정선민, 변연하 등 황금세대의 은퇴 이후 국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당시 막내였던 김정은(아산 우리은행)이 이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끈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때부터 거듭 “간절하다”고 외쳐왔다. 여자농구의 부흥을 위해서 반드시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쳤다.

이문규 대표팀 감독은 “여자농구가 다시 살아나려면 국제 경쟁력은 필수”라며 “모두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말로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영국도 간절하긴 매한가지다.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했던 런던 대회에서 전패를 당한 후 8년 만에 기회를 잡았다. 농구 강국 스페인 출신 호세 뷰케타 감독이 2015년 10월 부임한 이래 차근차근 올림픽을 준비했다.

영국전은 올림픽 진출의 분수령이될 일전이다. [사진=FIBA 제공]

영국의 조애나 리덤은 6일 중국전을 마친 뒤 “꼭 올림픽에 출전해 다음 세대도 계속 농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며 눈물까지 흘렸다.

영국은 지난해 유럽선수권 4위에 올랐고, 현재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3명(태미 패그벤리, 칼리 새뮤얼슨, 크리스틴 아니그웨)이나 활약하고 있어 만만찮은 상대라는 분석이다.

한국은 스페인전 모든 에너지를 쏟기보다 고루 출전시간을 분배하며 전반적으로 ‘웜업(Warm-up)’하는 분위기 속에 경기를 펼쳤다. 아킬레스건 부상인 김정은을 제외한 11명이 모두 뛰었고, 박혜진(우리은행)이 17점으로 최다득점, 간판 센터 박지수(청주 KB스타즈)는 10점을 냈다.

이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은 몸풀기였다고 봐야겠다. 우리 목표는 (스페인을 꺾는 게 아니라) 도쿄”라며 “영국은 허슬 플레이도 많고, 예상보다 더 강하다. 영국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전 부상 중인 김정은을 제외한 11명 전원이 코트를 누비며 감각을 조율했다. [사진=FIBA 제공]

◆ 여자농구 '기둥' 박지수, 골밑을 사수하라

박혜진은 “영상 분석 결과 영국은 터프한 팀”이라며 “높이가 우리보다 좋기 때문에 리바운드에 더 신경 쓰고 빠른 농구로 상대해야 할 것”이라 전망했다.

영국의 평균 신장은 182㎝로 한국(180㎝)보다 조금 크지만 중국(186㎝), 스페인(183㎝)과 비교하면 대적할 만한 수준이다.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선 센터 박지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박지수(198㎝)와 패그벤리(193㎝)의 골밑 대결이 관전포인트다. 비시즌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뛴 박지수와 미네소타 링스 소속 패그벤리의 WNBA 센터 간 매치업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 시즌 기록에서는 패그벤리가 훨씬 앞섰다. 박지수는 25경기 평균 6분 30초씩 뛰며 0.8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한 반면 패그벤리는 18경기 평균 15분 출전해 5.4점 2.9리바운드의 성적을 남겼다.

박지수는 스페인전 22분 34초(10점 4리바운드)만 뛰며 영국전에 대비해 체력을 비축했다. 패그벤리는 중국전 32분 이상 코트를 누비며 양 팀에서 가장 많은 26점을 내고 5어시스트 4스틸 2리바운드 2블록슛을 곁들였다.

대들보 박지수(오른쪽)의 활약이 중요하다. [사진=FIBA 제공]

박지수는 “아마 내가 (WNBA에서)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그런지 어떤 선수인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어쨌든 센터에 잘하는 선수가 있는 만큼 내가 얼만큼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문규 감독은 “패그벤리가 중국을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 센터들이 체격 조건이 좋은 반면 느린 편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박)지수는 키도 크고, 블록슛 능력도 겸비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올림픽 진출 명운이 걸린 한 판이다. 이 감독은 인터뷰에서 박지수를 40분 풀타임 출전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여자프로농구(WKBL)를 정복한 박지수가 2년 연속 비시즌에 WNBA 무대를 노크한 것은 결국 한국 여자농구의 발전을 위해서였다. 그 노력이 올림픽 티켓이라는 결실로 돌아올 수 있을까.

영국에 패할 경우 '플랜 B'는 9일 오후 8시 예정된 중국전 승리다. 지난해 11월 5년 만에 중국을 꺾어본 경험을 살려야 한다. 중국이 스페인에 패할 경우 한국전을 소홀히 할 가능성이 낮아 역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공산이 크다. 영국전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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