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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박희영 깜짝우승, 2020 코리안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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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박희영 깜짝우승, 2020 코리안 스타트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2.1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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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박희영(33‧이수그룹) 우승, 유소연(30‧메디힐) 최혜진(21‧롯데) 공동 2위.

느낌이 좋다. 올해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태극 낭자’가 이끌 전망이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 비치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2020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트로피를 품었다. 4라운드 8언더파 281타를 친 그는 유소연, 최혜진과 연장에 돌입했고 2차전에서 유소연을, 4차전에서 최혜진을 각각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박희영. [사진=AFP/연합뉴스]

지난해 15승을 합작, LPGA 투어 단일 시즌 최다우승 타이기록을 수립했던 한국 여자프로골퍼들은 2020년 세 번째 대회 만에 우승컵을 챙겼다. LPGA 투어 시즌 첫 2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게 2014년 이후 6시즌 만이라 우려를 자아냈으나 박희영이 말끔히 씻었다.

짝수 해보다 홀수 해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징크스를 떨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들은 2015‧2017‧2019년에 15승을 거둔 반면 2014‧2016년 10승, 2018년 9승으로 주춤한 바 있다. 올해는 2020 도쿄올림픽 진출을 위한 랭킹 싸움이 치열히 펼쳐질 전망. 올림픽에는 6월 말 세계랭킹 기준 15위 내 4명이 출전할 수 있다. 고진영, 박성현이 안정권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김세영, 이정은, 김효주, 박인비, 유소연, 허미정, 양희영 등이 남은 2장을 두고 경쟁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박희영의 정상 탈환은 한국 여자골프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올림픽 티켓 경쟁을 펼치기 어려운,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프로가 2013년 7월 캐나다 메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 이후 6년 7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다. 박희영은 지난해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한 지은희(32세 8개월 7일)의 최고령 한국선수 챔피언 기록을 32세 8개월 16일로 새로 쓰는 기쁨도 누렸다.

2019, 2020 LPGA 투어 한국(계) 우승일지.[그래픽=연합뉴스]

박희영은 지난해 16개 대회에 출전, 5번이나 컷 탈락했다. 최고 성적이 공동 12위였고 시즌 상금이 10만3327 달러(1억20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번 우승 인터뷰에서 “내 생애 최악의 해였다”며 “더는 골프를 칠 마음이 안 들어서 그만두려고 했다”는 말이 나온 까닭이다. 왼쪽 손목 부상, 결혼으로 인한 은퇴여부 고민을 딛고 그는 지난 시즌 상금보다 많은 16만5000 달러(1억97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연장 3차전까지 박희영과 팽팽히 맞섰던 최혜진은 4차전에서 티샷을 나무 밑으로 보내는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유소연은 2차전에서 파를 쳐 버디를 올린 둘에 밀렸다. 유소연은 준우승으로 받은 상금 9만49 달러(1억750만 원)를 호주 화재 구호기금으로 기부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조아연(20‧볼빅)은 값진 경험을 했다. 극심한 퍼트 난조로 무려 9타를 잃고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뉴질랜드 전지훈련 도중 초청을 받아 출전한 그는 3라운드까진 강풍 속에서 기량을 뽐내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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