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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서 벌어진 피겨 한일전, 앞으로 더 뜨거워질까 [SQ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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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서 벌어진 피겨 한일전, 앞으로 더 뜨거워질까 [SQ전망]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11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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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김의겸 기자] 지난 4~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가 열렸다. 가장 주목받은 남녀 싱글 부문 우승은 예상대로 모두 일본에서 차지했다. 여자부 키히라 리카(232.34점), 남자부 하뉴 유즈루(299.42점)가 정상에 섰다.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국내 남녀 피겨 간판 유영(16·수리고 입학예정)과 차준환(19·고려대 입학예정)도 나란히 개인 최고점을 새로 쓰며 각각 2위(223.23점), 5위(265.43점)에 오르며 환히 웃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도 불구하고 아이스링크는 한일 양국 팬들로 가득찼고, 관중석에는 태극기와 일장기 꽃이 번갈아 피었다. 프리스케이팅의 경우 후반부로 갈수록 쇼트프로그램 고득점자였던 한일 양국 선수들이 차례로 출전했다. 연기가 끝날 때마다 순위 싸움이 고조됐다.

유영(왼쪽)과 키히라가 나란히 국기를 들고 섰다. [사진=스포츠Q DB]

특히 8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모든 연기가 끝나고 키히라와 유영이 나란히 시상대에 선 뒤 국기를 들고 세리머니하는 장면은 과거 김연아(30·은퇴)와 아사다 마오(30·은퇴)가 경쟁하던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포스트 김연아'를 노리는 유망주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피겨 한일전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등에 업은 덕일까. 여자부에서 유영뿐 아니라 김예림(17·수리고)이 202.76점(6위)으로 개인 최고점을 경신했고, 임은수(17·신현고)도 200.59점(8위)을 받으며 시즌 들어 처음 200점 고지를 돌파했다. 세 사람의 연기가 끝났을 때 관중석에선 큰 함성이 터져나왔고, 상당한 숫자의 인형이 빙판 위로 쏟아졌다.

유영은 경기를 마친 뒤 “해외에서 대회를 치를 때는 스핀 하나를 돌아도 박수가 그렇게 크진 않다. 그래도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하나하나 성공할 때마다 팬들이 박수를 쳐주셔서 힘이 됐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본 연기 전) 연습시간에 잘 풀리지 않아 마음이 복잡했는데, 팬들이 격려의 말을 많이 해주셔서 위로가 되고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유영이 태극기를 들고 열렬한 성원을 보내준 홈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준환의 연기가 끝나자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예림 역시 “점프 뛸 때마다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졌는데,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차준환은 “홈 팬들 앞이라 살짝 긴장한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팬들 덕에 큰 힘을 얻었고,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남녀 싱글 대회 마지막 날은 주말을 맞아 많은 팬들이 운집했다. 수많은 일본 팬들이 관광버스를 대절해 목동을 방문했다. 장내 일본 팬과 국내 팬의 숫자가 비슷할 정도였으니 일본의 피겨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일본 취재진의 숫자는 한국 취재진보다 더 많았다.

이날 포디움에 오른 유영은 예상하지 못했던 김연아의 축하를 받고서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11년 만에 메달을 따 영광스럽다”며 “(김)연아 언니가 메달을 주러 왔을 때 많이 놀랐고 기뻤다. 나의 롤 모델이기 때문에 속으로는 펄쩍펄쩍 뛰었을 만큼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아 언니는 대한민국을 빛낸 선수다. 연아 언니를 보면서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는 내가 대한민국을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고, (김연아와는) 다른 ‘유영’이 돼서 좋은 선수로 남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곁들였다.

포스트 김연아 경쟁은 한일 국적을 넘어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오는 3월 세계선수권에서 유영과 차준환은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자연스레 키히라, 하뉴와 겨루게 된다. 

하뉴는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2014년·2018년), 세계선수권(2017년·2014년), 그랑프리 파이널(2014년·2015년·2016년·2017년), 4대륙선수권(2020년)까지 모두 제패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키히라는 지난해 12월 그랑프라 파이널 1위에 오르며 2005년 아사다 마오 이후 처음으로 시니어 데뷔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을 정복한 일본 선수가 됐다. 

이번 대회 고난도 점프를 앞세운 ‘연아 키즈’가 국제 경쟁력을 보여줘 고무적이다. 유영, 차준환을 필두로 2022 베이징 올림픽을 목표로 차근차근 성장 중인 연아 키즈가 하뉴, 키히라와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유영은 떨어진 체력을 보강하고 트리플 악셀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차준환은 4대륙선수권에서 점프 구성을 낮추는 대신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여 고득점에 성공했다. “연습을 잘해서 세계선수권에서는 자신감 있게 좀 더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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