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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조규성, '유망주 무덤'서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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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조규성, '유망주 무덤'서 살아남을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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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전북 현대가 패배로 시즌을 열었다. 올 시즌 트레블(3관왕)을 목표로 알차게 전력을 보강했건만 아직 조직력은 완전하지 않아 보였다. K리그1(프로축구 1부)과 J리그1(일본 1부) 챔피언 간 맞대결로 큰 기대를 모았던 한일전에서 완패했다.

전북은 12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1차전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홈경기에서 1-2로 졌다.

전반에 2골 얻어맞았고, 후반에 2명 퇴장 당했다. 실력과 매너에서 모두 졌다는 평가다. 이번 경기에서 건진 유일한 희망은 ‘신입생’ 조규성(22)이었다. 중국 슈퍼리그(CSL)로 떠난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의 공백을 메우면서 이동국(41)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꼽히는데, 데뷔전부터 만회골로 팀의 영패를 막았다.

조규성(사진)이 요코하마전 전북의 거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이동국을 최전방에 세우고 2선에 이승기, 김보경, 쿠니모토, 손준호를 배치하는 공격적인 4-1-4-1 전형을 들고 나왔다. 요코하마는 예상과 달리 라인을 높여 전북을 압박했고, 세밀한 공격을 뽐내며 전반에만 2골을 뽑아냈다. 엔도 게이타가 선제골을 넣었고, 곧이어 김진수의 자책골도 유도했다.

전북은 쿠니모토, 김보경 등 테크니션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었지만 역습의 첨병을 맡을 발 빠른 윙어의 부재가 뼈아팠다. 문선민이 입대하고, 로페즈가 상하이로 이적한 공백이 느껴졌다. 이동국의 수비능력이 아쉬웠고, 중원에 차츰 균열이 생겼다.

조규성은 후반 8분 이동국 대신 투입됐다. 지난해 K리그2(2부) FC안양에서 데뷔해 14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 3위에 올랐고, 지난달 2020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에 한 몫 톡톡히 했다. 한국 정통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기대주인 그가 K리그 최강 전북에 입성해 데뷔전에 나섰다.

정혁 대신 무릴로를 투입하는 등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골키퍼 송범근의 선방으로 근근이 버티는 상황이 이어졌다. 설상가상 손준호가 후반 24분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아 승부가 급격하게 요코하마 쪽으로 기울었다.

희망의 불씨를 지핀 건 조규성이었다. 후반 35분 전북의 롱패스를 걷어내려 나왔던 요코하마 골키퍼 가지카와 유지의 공을 빼앗은 김보경의 도움을 받아 빈 골대에 정확히 차 넣었다.

전북에 연착륙하며 이동국의 후계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88㎝ 큰 키에 수려한 외모까지 1998년 프로에 입단한 선배 이동국과 닮은 구석이 많다. 이날 팀 패배에 빛이 바랬지만 여러 차례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하는 등 장점을 유감없이 뽐냈다. 좌우로 폭넓게 움직여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에도 능하다.

무릴로가 1, 2선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로 로페즈의 대안이라면 조규성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팀 출신 벨트비크와 원톱 자리에서 경쟁할 전망이다. 팀에 잘 녹아들기만 한다면 이동국을 자연스레 대체할 카드로 손색 없다.

관건은 역시 경쟁이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 무대에서도 최상위 전력을 갖춘 전북은 올 시즌에도 완벽한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 그동안 이근호(24·상주 상무), 한승규(24·FC서울) 등 수많은 유망주들이 부푼 꿈을 안고 전북 유니폼을 입었지만 납득할 만한 수준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팀을 떠나야 했다. 심지어 A대표팀에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준 김승대(29·강원FC)도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찾아 임대를 요청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시즌 받은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한 조세 모라이스 감독 대신 경기를 지휘한 김상식 코치는 경기를 마친 뒤 “조규성은 오늘 보여준 것처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서 “이동국을 대체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고 치켜세웠다.

조규성은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프로 2년차 답지 않은 배짱을 자랑했다. ‘패기 있는 신인’이라는 말과 어울리는 행보였다. 그는 지난달 U-23 대표팀 K리거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목표로 15골을 설정했다.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수준의 경기 속에서 성장을 노리고 있다. 조규성이 전북 팬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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