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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월드컵 스페인전 필승 자신감, 어디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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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월드컵 스페인전 필승 자신감, 어디서 나왔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09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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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 주축 현대제철 소속 8인, 2년째 스페인 전지훈련, "몸싸움 강하지만 버티지 못할 정도 아냐"

[파주=스포츠Q 박상현 기자] "코스타리카전 승리는 당연, 스페인도 넘을 수 있어요."

2015 캐나다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에 소집된 인천 현대제철 선수들이 입을 모아 스페인전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WK리그에서 최강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현대제철 소속 선수들은 8명으로 대표팀 내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스페인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현지 클럽팀과 연습경기를 갖는 등 이미 '스페인 예방주사'를 맞았다. 스페인 팀들과 이미 맞붙어보고 경쟁력을 확인했다는 것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여자 월드컵 최종준비를 위해 8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모인 여자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 통과를 넘어 8강까지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새겼다. FIFA 여자랭킹 18위인 한국보다 아래 순위인 37위 코스타리카를 한국의 1승 상대로 예상해볼 때 14위 스페인과 맞붙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된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다음달 캐나다 여자 월드컵을 준비하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훈련에 나서고 있다.

◆ 공은 둥글다,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스페인전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최소한 스페인을 상대로 지지 않아야 한다. 첫 훈련을 시작한 대부분의 대표선수들은 "브라질과도 당당하게 맞붙어 조 2위는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특히 현대제철 선수들은 스페인전에서 무승부가 아닌 승리를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자축구 선수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면 너무 큰 욕심이라고 하겠지만 여자축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제철 선수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페인 전지훈련을 하면서 FC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0-1로 아쉽게 졌을 정도로 선전했다. 직접 스페인 선수들과 맞붙어본 최인철 현대제철 감독은 "스페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나 우리 선수들의 실력차는 크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표팀 중앙 수비수로 발탁된 임선주(25)는 "전지훈련을 통해 바르셀로나 등 현지 클럽과 상대해보면서 우리가 결코 넘지 못할 산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물론 스페인 남자대표선수 못지 않게 기술도 좋고 체격조건이 뛰어나 몸싸움에서 강하다. 그렇다고 우리가 밀릴 정도는 결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표팀 주장 조소현(27)도 "여러 차례 스페인 팀들과 싸워보면서 전력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월드컵에서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중앙 수비수인 임선주가 8일 첫 훈련에 앞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스페인은 여자 월드컵 첫 출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여자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기 때문에 긴장될 법도 하다. 그러나 스페인은 이번 대회가 첫 본선 출전이기 때문에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한국 대표팀에는 2010년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과 U-17 여자 월드컵에서 각각 3위와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던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연령별 월드컵과 성인 월드컵의 수준은 분명히 다르지만 이미 세계 무대에서 뛰어본 경험과 상위 입상을 했던 자신감은 큰 자산이다.

2010년 U-20 여자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할 당시 주장이었던 김혜리(25)는 "개인 능력으로 봤을 때 우리와 스페인은 거의 비슷하다"며 "결국 조직력과 분위기의 싸움이 될 수 있다. 얼마나 자신있게 경기에 임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조직적인 모습을 갖추고 대회에 참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골키퍼 김정미(31)도 "12년 전 처음 여자 월드컵에 나섰을 때 제대로 발이 떨어지지 않았을 정도로 떨렸다. 그러나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배들이 들어와 당당하게 겨룰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올해 스페인 전지훈련은 본선 조 추첨이 끝난 상황에서 갔기 때문에 여자 월드컵을 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연습경기에 임했다"며 "스페인은 체격과 패스가 좋은 팀이지만 한국은 정신력이라는 무기가 있다"고 자신했다.

현대제철 소속 대표선수들의 자신감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긍정 바이러스'로 전파된다. 자신감이 자만감으로 변질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그만큼 과도한 긴장을 풀 수 있는 요소도 된다. 한국 여자대표팀이 두 번째 본선 출전에서 첫 16강을 넘어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첫 훈련을 시작하면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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