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5세트 6-3, 문성민(34)이 연속 서브에이스로 천안 현대캐피탈에 승기를 가져다줬다. 이후 안산 OK저축은행과 코트를 바꾼 현대캐피탈이 승리를 따내며 ‘3강’을 공고히 했다. 플레이오프(PO) 진출 8부능선을 넘었다.
현대캐피탈은 13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25-20 24-26 22-25 25-22 15-8)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리며 3위(17승 11패·승점 51)로 4위 OK저축은행(승점 41)과 간격을 승점 10으로 벌렸다.
최근 부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문성민은 3세트부터 투입돼 66.67%의 공격성공률로 8점을 기록하며 특급 조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현대캐피탈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캡틴 문’의 부활이다.
잔여 일정은 8경기다. 현대캐피탈은 4위 OK저축은행과 올 시즌 맞대결 전적 4승 1패로 간격을 차곡차곡 벌렸고, 3위 이상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따낸 뒤 2, 3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3세트 도중 교체 투입된 문성민은 4세트 선발로 나서 팀에서 가장 많은 5점을 쓸어담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 다우디의 후위 공격으로 6-3으로 앞섰고, 서브존에 문성민이 들어섰다. 문성민이 2연속 서브에이스를 작렬했고, 팀원들과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친 뒤 환한 표정으로 코트를 바꿨다. 승리를 예감케하는 서브에이스였고, 현대캐피탈은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문성민 투입효과가 제대로 났다. 문성민이 4세트 활약하자 잠시 침체됐던 다우디, 전광인 등 주공격수도 다시금 활력을 얻었다. 리시브가 약한 문성민을 향한 목적타 서브에 신경쓰다 OK저축은행이 여러차례 서브 범실을 쏟아내며 자멸하기도 했다.
이날 문성민은 개인 통산 4500득점을 달성했다. 박철우(대전 삼성화재)에 이은 역대 2호 기록. 그는 2010년부터 10년째 현대캐피탈에서 뛰며 팀의 상징과도 같다. 그동안 정규리그 우승 2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를 견인했다. 2015~2016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 2016~2017시즌 통합 MVP를 거머쥐었다.
올 시즌 초 외인 윙 스파이커(레프트) 요스바니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라이트 다우디가 가세한 이후에는 박주형과 번갈아 레프트로 나서고 있다. 박주형이 팀의 수비에 힘을 보탠다면 최태웅 감독이 문성민을 투입할 때는 강력한 서브와 공격에 기대를 건다. 문성민은 이를 잘 알고 있고, 팀이 위기에 몰린 순간 기대에 부응했다.
문성민은 올 시즌 중반 발목, 무릎 부상으로 고전했다.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날은 지난달 21일 최하위 수원 한국전력전(9점) 이후 가장 많은 점수를 내 고무적이다. 문성민이 확실한 공격옵션으로 존재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현대캐피탈의 팀 기세는 다르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1위 서울 우리카드(승점 58), 2위 인천 대한항공(승점 56)을 쫓고 있다. 최 감독은 문성민의 몸 상태를 관리하며 6라운드와 포스트시즌 반격을 노리고 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컨디션 관리는 현대캐피탈의 '봄 배구' 성패를 가를 관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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