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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VS 즐라탄, 희비 엇갈린 '상투 더비' [유벤투스 AC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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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VS 즐라탄, 희비 엇갈린 '상투 더비' [유벤투스 AC밀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2.14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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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걸출한 골게터, 다소 자기중심적인 성격, 팀을 가리지 않는 독보적 존재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상투머리까지. 쏙 빼닮은 두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9·AC밀란)가 격돌했다. 

유벤투스는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에서 열린 AC밀란과 2019~2020 코파 이탈리아 4강 1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 시간 호날두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과 AC밀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14일 2019~2020 코파 이탈리아 4강 1차전을 앞두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리그 9연패에 도전 중인 유벤투스와 달리 AC밀란은 8위로 처져 있지만 전통의 강호답게 안방에서 유벤투스를 거칠게 몰아쳤다.

올 겨울 LA 갤럭시에서 친정팀 AC밀란으로 돌아온 즐라탄이 있기에 자신감은 더욱 컸다. 호날두의 유벤투스와도 충분히 겨뤄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즐라탄과 호날두는 다소 독선적인 성격을 가졌음에도 머무는 팀마다 모두 잘 적응하며 트로피를 수집하고 타고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강력한 슛을 자랑한다. 맨유에서 뛰었던 공통점도 있는 이들은 공교롭게 상투를 튼 헤어스타일까지 비슷해 더욱 주목을 끌었다.

호날두와 즐라탄은 챔피언스리그에서 7차례 맞붙었는데 호날두가 3승 3무 1패로 앞섰다. 맞대결 때 호날두는 2골, 즐라탄은 1골 1도움으로 팽팽히 맞섰다. 같은 리그팀으로서 만나는 건 처음이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듯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즐라탄. [사진=EPA/연합뉴스]

 

호날두는 4-3-3의 왼쪽 측면 공격수, 즐라탄은 4-4-1-1의 최전방 공격수로 대결했다. 나란히 4개씩 슛을 날렸는데 둘 모두 유효슛은 하나씩이었다. 슛으로 연결된 키패스는 즐라탄이 6개로 호날두(1개)에 비해 훨씬 많았다.

즐라탄은 감각적인 힐킥 슛과 날카로운 인사이드 슛을 날리며 유벤투스의 골문을 겨냥했다. 후반 16분 안테 레비치의 골 장면에서도 문전에서 수비 2명의 시선을 끄는 등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해냈다.

반면 호날두는 수차례 드리블 돌파가 강력한 상대 몸싸움에 막혀 효괄르 거두지 못하는 등 다소 부진해보였다. 심지어 AC밀란은 후반 26분 테오 에르난데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 수적 불리함을 안고 경기에 나섰기에 호날두로선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로 인해 더욱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막판 동점골을 넣은 호날두(오른쪽)의 의기양양한 표정과 즐라탄의 고개숙인 모습이 대비된다. [사진=AP/연합뉴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건 호날두였다. 그는 경기 막판 페널티박스 왼편에서 깊숙이 날아든 크로스를 시저스킥으로 연결했다. 호날두이기에 가능한 슛이었고 그 결과는 페널티킥이었다. 호날두의 발을 떠난 공이 AC밀란 수비수 다비드 칼라브리아의 손에 맞았다. 비디오판독(VAR) 끝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호날두는 직접 키커로 나서 과감히 가운데로 슛을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통산 13차례나 챔피언에 오른 최다 우승팀 유벤투스는 다음달 5일 AC밀란을 홈으로 불러들여 4강 2차전을 치른다. AC밀란으로선 설상가상 즐라탄이 경고 누적으로 2차전에 나설 수 없어 뼈아픈 상황이 됐다. 완벽히 호날두가 웃은 경기였다.

경기 후 야후스포츠는 “90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호날두는 결국 골을 터뜨림으로써 즐라탄보다 더 좋았다”고 전했다.

전날 열린 또 다른 4강 1차전에선 나폴리가 인터 밀란을 1-0으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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