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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허훈 용기에 박수를, 그래야 바뀐다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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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허훈 용기에 박수를, 그래야 바뀐다 [기자의 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2.17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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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너무 어이가 없지만 오전오후 연습복이 두 벌 뿐이다.” (박지수)

"진천 가는 버스... ㅎㅎ 마을버스 부릉부릉~~ ㅋㅋ" (허훈)

박지수(22‧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 허훈(25‧부산 KT)이 총대를 멘 형국이다. 한국 농구 대들보의 ‘작심 발언’ 릴레이에 팬들은 분노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코너에 몰렸다.

박지수. [사진=연합뉴스]

◆ 박지수 “연습복이, 친선경기가...”

지난 11일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귀국 현장에서 “이번 대회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은 다들 아실 것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서 뛰는 게 좀 많이, 창피하다고 느껴졌다”며 이문규 감독의 운영을 에둘러 평했던 여자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다.

16일엔 연습복, 친선경기 등 문제점을 수면 위로 올렸다. 연합뉴스 등 여자프로농구(WKBL) KB 스타즈 경기를 현장에서 취재한 미디어에 따르면 박지수는

“나이키에서 물품을 지원을 한다. 이것까지 말하면 너무 어이가 없지만 오전오후 연습복이 두 벌 뿐이다. 훈련할 때 소속팀 유니폼을 입어도 되지만 다른 종목 대표팀 선수들도 있는데...”

“어릴 때부터 대표팀에 참가했는데 지금까지 바뀐 게 별로 없는 거 같다. 고교 때 언니들이 외국에서 친선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웠다. 내가 성인대표팀이 된 뒤 없어졌다. 아쉽다.”

라고 말했다.

허훈. [사진=연합뉴스]

◆ 허훈 “마을버스 부릉부릉”

남자대표팀의 가드 허훈은 지난 14일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에 대비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으로 소집된 과정 일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신장(키)이 207㎝인 김종규(원주 DB)가 다리를 의자 밖으로 내밀고 앉아 가는 장면은 실소를 자아냈다. 안타까웠는지 허훈은 ‘마을버스’란 단어를 적어 열악한 현실을 개탄했다.

농구팬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일반 회사에서 놀러 갈 때도, 고등학교 운동부도 요새는 저런 버스는 대절하지 않는다”, “김종규 말고 다른 선수들도 끼어서 가겠지?”란 댓글이 눈에 띈다. 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주장도 여럿이다.

◆ 하승진과 김연경... 침묵해선 안 된다

박지수, 허훈은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한다. 현재 농구 종목의 얼굴 격이라 언행이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학생일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둘이 그 무게감을 모르지 않을 터. 최근의 행동이 생각 없이 저지르는 게 아니란 소리다.

농구에선 하승진이 그랬다. 은퇴 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 그는 ‘한국 농구가 망해가는 이유’란 콘텐츠에서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해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프로농구(KBL)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원로들이 하승진의 발언을 매우 언짢아 하더라”고 귀띔했다.

보수적인 체육계의 어르신들께 박지수, 허훈의 ‘쓴소리’는 하승진 사례처럼 당돌함을 넘어 무례함으로 비칠지 모른다. 그러나 침묵하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스타가 불만을 토로하면 문제가 공론화된다. 비판여론이 형성되면 개선하는 척이라도 하는 게 조직의 특성이다.

배구가 김연경 덕에 환골탈태한 사례가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회식의 메뉴가 김치찌개였다는 사실을 알렸고, 2016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때 대한민국배구협회의 부실 지원을 문제 삼았던 ‘여제’가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박지수, 허훈의 용기에 더 큰 성원을 보내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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