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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불안' 토트넘, 베르너를 막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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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불안' 토트넘, 베르너를 막아낼 수 있을까?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2.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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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승점 3을 따냈지만 토트넘 수비는 불안 그 자체였다.

토트넘 홋스퍼가 지난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19-20시즌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멀티골을 기록한 손흥민의 맹활약으로 승점 3을 따냈지만 경기내내 불안한 수비를 선보였다.

토트넘을 승리로 이끈 손흥민 [사진제공=연합뉴스]
토트넘을 승리로 이끈 손흥민 [사진제공=연합뉴스]

조세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에 기용한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경기를 살펴보니 실질적인 운영은 비대칭 3-2-5 포메이션이었다. 무리뉴 감독이 플랜 A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좌측 풀백 벤 데이비스가 센터백과 풀백을 오가는 역할을 부여받았고 반대편에 있는 세르주 오리에가 윙어처럼 전진했다.

플랜 A가 다시 가동되면서 토트넘의 원활한 경기 운영이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토트넘은 불안했다. 토트넘은 아스톤 빌라의 속도있는 압박에 고전하면서 지속적으로 패스를 차단당했다. 비대칭 포메이션 특성상 토트넘은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패스가 끊기면 측면 공간을 내주게 된다.

특히 이번 경기에선 우측 풀백 오리에와 센터백 토비 알더베이럴트 사이공간이 문제가 됐다. 전진패스가 끊기면 공격을 위해 하프라인을 넘어선 세르주 오리에는 수비에 가담하기 어려웠다. 그 공간에서 아스톤 빌라 에이스 잭 그릴리쉬와 알더베이럴트가 일대일로 마주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고전한 무리뉴 감독의 플랜 A [사진제공=연합뉴스]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고전한 무리뉴 감독의 플랜 A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릴리쉬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아스톤 빌라의 공격은 위협적인 기회를 수차례 만들었다. 그나마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된 에릭 다이어가 우측 수비를 지원해주면서 토트넘은 실점을 면했다. 측면 수비가 흔들린 토트넘은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게 됐다.

문제는 이 공간이 곧 있을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상대 RB라이프치히 간판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좋아하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라이프치히는 3-4-1-2 혹은 4-2-2-2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한다. 포메이션과 상관없이 베르너는 상대 우측 풀백과 센터백 사이에 위치하며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하는 움직임을 가져간다.

라이프치히의 특성을 토트넘에 대입하면, 베르너가 노리는 공략 대상은 오리에와 알더베이럴트가 벌어진 공간이 된다. 알더베이럴트는 노련한 선수지만 베르너는 현재 유럽 최정상 공격수 중에 한 명이다. 속도 싸움에서도 베르너가 앞선다. 토트넘의 플랜 A가 라이프치히에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유럽 최정상 공격수로 거듭나고 있는 베르너 [사진제공=연합뉴스]
유럽 최정상 공격수로 거듭나고 있는 베르너 [사진제공=연합뉴스]

물론 무리뉴 감독이 라이프치히를 맞이해 플랜 A를 사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토너먼트에서 무리뉴 감독은 상대 주 공격루트를 차단하는 맞춤 전술을 주로 사용한다. 이런 무리뉴 감독의 성향상 베르너의 속도와 결정력에 당할 수 있는 플랜 A보다 베르너를 막아내기 위한 전술을 꺼낼 가능성이 높다.

토너먼트의 희비가 순식간에 엇갈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플랜 A를 사용한 토트넘이 경기 내내 베르너를 잘 막아내더라도 한순간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노릇이다. 더욱이 프리미어리그 하위권에 속하는 아스턴 빌라를 상대로도 불안했던 수비력이 3일 만에 확연히 개선될지도 의문이다.

토너먼트는 1·2차전을 합쳐 180분이라고 하지만 토트넘은 1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만큼 최소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얻어내야 2차전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토트넘과 라이프치히의 UCL 16강 1차전은 오는 20일(한국시간) 새벽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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