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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마드리드 시메오네, 기대 충족한 '우익 축구' [UEFA 챔피언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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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마드리드 시메오네, 기대 충족한 '우익 축구' [UEFA 챔피언스리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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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디에고 시메오네(50)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 감독. 그의 이름과 그가 이끄는 군단이 주는 묘한 기대감이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끈끈하고 조직적인 두 줄 수비에 기반한 실리 축구로 성과를 내고 있는 시메오네 감독의 AT마드리드가 다시 한 번 번뜩였다.

AT마드리드는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디펜딩챔프’ 리버풀을 1-0으로 격침했다.

점유율에서 27-73으로 밀렸지만 전반 4분 만에 세트피스를 통해 기록한 사울 니게즈의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신승을 챙겼다.

‘알레띠’가 자랑하는 수비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 가운데 유럽 최강의 스리톱을 보유한 리버풀을 맞았지만, 보란 듯이 원하는 결과를 따냈다. 리버풀에 원정 골을 헌납하지 않으면서 승리까지 했으니 더할 나위 없다.

디에고 시메오네(사진) 감독의 AT마드리드가 디펜딩챔프 리버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사진=EPA/연합뉴스]

가용할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을 들고 나온 리버풀은 8개의 슛을 시도했는데, 유효 슛은 한 개도 없었다. 수비에 걸린 슛이 2개, 나머지는 모두 골문을 빗겨갔다. 그나마 모하메드 살라만 2개 시도했고, 사디오 마네와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슛 하나 없이 경기를 마쳤으니 AT마드리드가 리버풀 공격진을 얼마나 꽁꽁 묶었는지 알 수 있다.

영국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피르미누에게 평점 6.6을 부여했지만, 마네는 6.0, 살라는 5.9에 그쳤다. 살라와 마네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박한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UCL에서 우승한 리버풀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경기 무패(25승 1무)를 달리며 세계 최강으로 불리고 있다. 26경기 동안 61골을 넣었으니 경기당 2.34골을 넣는 화력인데, 시메오네 군단의 촘촘한 두 줄 수비에 완전히 제압 당했다.

AT마드리드는 4-4-2 전형으로 중앙을 견고히 지켰다. 리버풀의 좌우 풀백 앤드류 로버트슨,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활약이 중요했지만 크로스의 질이 떨어졌다. 크로스가 문전으로 정확히 배달되더라도 스테판 사비치와 펠리페 두 센터백이 체격 우위를 활용해 차단했다. 중앙 미드필더 사울과 토마스 파티의 하프 스페이스(센터백과 풀백 사이의 공간)를 커버하는 움직임도 좋았다.

AT마드리드 사울 니게즈(오른쪽 두 번째)가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리버풀이 진 것은 지난해 12월 18일 아스톤 빌라와 카라바오컵 8강에서 2군으로 스쿼드를 구성했다 0-5로 대패한 이후 14경기 만이다. 그동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포함 13연승을 달렸다. 

리버풀이 올 시즌 3번째 당한 패배다. 나폴리(이탈리아)와 조별리그 원정경기에서 0-2로 패한 데 이어 UCL에서만 두 번째 발목을 잡혔다. 더불어 유럽대항전 스페인 원정 6경기 무승(1무 5패) 사슬을 끊어내는 데도 실패했다.

AT마드리드는 최근 6년 동안 안방에서 치른 UCL 토너먼트 경기에서 단 2골만 내줬다. 2014년 3월 AC밀란에 4-1 이겼을 때와 2017년 5월 레알 마드리드를 2-1로 꺾었을 때가 전부다. 

AT마드리드는 최근 키에런 트리피어, 엑토르 에레라, 주앙 펠릭스, 디에고 코스타 등 주전 상당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최근 8경기에서 10골을 내주며 흔들렸던 AT마드리드가 특유의 녹아웃 스테이지 DNA를 뽐냈다.

위르겐 클롭(왼쪽) 리버풀 감독은 AT마드리드의 견고한 수비에 혀를 내둘렀다. [사진=EPA/연합뉴스]

극강의 전력을 자랑 중인 리버풀에 제동을 걸만한 팀은 잉글랜드 안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AT마드리드와 UCL 16강 대진이 완성됐을 때 축구 팬들 사이에선 묘한 긴장감과 설렘이 감지됐다. 리버풀과 이번 1차전은 2016년 4월 안방에서 당시 디펜딩챔프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MSN(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을 무력화시켰던 경기를 연상시킨다.

영국 BBC에 따르면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파이널 서드에서 마무리가 아쉬웠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그들의 수비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안필드에 오게 된 것을 환영한다”는 말로 2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일본의 축구전문 기자 니시베 겐지는 자신의 저서 ‘좌익 축구 우익 축구’에서 클롭 감독과 시메오네 감독을 각각 ‘좌익 축구’와 ‘우익 축구’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묘사했다. 여기서 말하는 우익 축구는 △수비부터 시작하고 △피지컬을 중시하며 △군대와 같은 규율을 지닌 △승리지상주의 축구를 일컫는다. 좌익 축구는 그 반대격이다. 이날은 우익 축구가 승리한 셈이다.

리버풀과 1차전은 ‘시메오네식 우익 축구’를 향한 기대감을 십분 충족시킨 경기였다. 오는 3월 12일 오전 5시 안필드에서 펼쳐질 2차전에선 또 어떤 결과물을 가져올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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