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3-30 09:54 (월)
무리뉴와 알리, 위기의 토트넘... 기류가 묘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상태바
무리뉴와 알리, 위기의 토트넘... 기류가 묘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20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 RB라이프치히(독일) 간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 막바지 데드볼 상황, 중계 카메라는 벤치에 앉아있던 델레 알리(24)를 잡았다. 토트넘이 0-1 열세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방송사는 ‘일찌감치 교체 아웃된 알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며 조세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에 아쉬움을 표하고 싶었던 듯 보인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 UCL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조별리그에서 11골을 합작한 해리 케인(6골)과 손흥민(5골)의 부상 공백은 컸고, 후반 13분 티모 베르너에 페널티킥 실점한 뒤 결국 만회하지 못했다.

이날 토트넘에선 루카스 모우라가 최전방에 서고, 알리가 그 바로 아래서 움직였다.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하고, 팀 전반의 속도가 좋은 라이프치히를 맞아 라인을 내린 채 역습 위주의 실리 축구를 펼쳤다.

델레 알리는 교체 아웃된 후 표정이 좋지 않았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알리는 후방으로부터 넘어온 공을 따내고 지키기 위해 중원과 1선 사이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이렇다 할 소득 없이 희생됐다. 수비 시에는 모우라와 두 줄 수비의 앞에서 나란히 서서 1차 빌드업 저지에 힘썼지만 공격 면에서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후반 벤 데이비스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실점하면서 무리뉴 감독의 계획이 흔들렸다. 후반 19분 첫 번째 교체카드를 꺼냈다. 알리와 제드송 페르난데스를 빼고, 에릭 라멜라와 탕귀 은돔벨레를 투입했다. 

알리는 올 시즌 토트넘에서 모든 대회 통틀어 케인(17골), 손흥민(16골)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득점(8골)한 자원이다. 원정골을 내준 시점, 동점을 만들기 위해 상대 문전에 공을 붙인다면 포스트플레이가 가능한 유일한 카드였지만 피치를 가장 먼저 빠져나오고 말았다.

영국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매긴 알리의 평점은 6.2로 양 팀 통틀어 페널티킥을 내준 벤 데이비스, 후반 종료 10분 전 투입된 에밀 포르스베리 다음으로 가장 낮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슛 하나, 키패스 하나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알리는 자신을 빼는 게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벤치로 돌아와 축구화를 바닥에 던지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알리는 무리뉴 감독 부임 초 연달아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무리뉴 체제의 수혜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따금씩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교체아웃된 뒤 벤치에서 불편한 심기를 표현할 때도 있었다.

부진했던 알리가 후반 19분 만에 피치를 빠져나왔고, 팀은 0-1 열세를 뒤집지 못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기를 중계하던 장지현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경기 막판 라인을 올려 파상공세를 퍼붓던 토트넘의 크로스 공격이 번번이 실패하자 “알리를 일찍 뺀 선택이 실패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때마침 현지 중계 카메라도 벤치에 심드렁하게 앉아있던 알리를 비췄다.

알리는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를 맡던 2012년 트위터를 통해 “무리뉴는 과대평가됐다. 그와 앞으로도 절대 함께 일하지 않을 거라 기쁘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무리뉴 감독 역시 과거 “첼시를 사랑하기에 토트넘 감독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못 박았던 인물. 하지만 7년 뒤 무리뉴가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고, 두 사람은 사제지간이 됐으니 아이러니하다.

팀이 UCL 16강에서 탈락하고, 다음 시즌 UCL 진출도 실패할 수 있는 위기에 놓였다. 케인, 손흥민은 4, 5월은 돼야 피치에 돌아올 수 있다. 이날 알리가 부진한 것도, 무리뉴의 판단이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무리뉴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알리의 기량을 100%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위(승점 40) 토트넘은 22일 오후 9시 30분 4위 첼시(승점 41)와 리그 26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첼시전은 UCL 티켓 다툼에서 중요한 ‘승점 6짜리’ 매치업이다. 라이프치히 원정 2차전은 3월 11일 오전 5시 예정됐다. 알리가 ‘무리뉴호’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