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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무관중 경기가 바꾼 풍경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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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무관중 경기가 바꾼 풍경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26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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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배구 무관중 경기 첫 날, 팬 없는 체육관은 낯설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속에 V리그 사상 처음으로 관중석을 비워둔 채 경기가 치러졌고, 색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무관중 경기는 배구장 풍경을 어떻게 바꿔놨을까.

2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2019~2020 도드람 V리그 6라운드 남녀부 경기가 각각 펼쳐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5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이날 수원 한국전력-대전 삼성화재, 대전 KGC인삼공사-화성 IBK기업은행 두 매치업은 V리그 역사상 첫 무관중 경기로 기록됐다.

V리그 사상 처음으로 무관중 경기가 치러진 25일 수원체육관 전경. [사진=연합뉴스]

안방에서 경기하는 한국전력은 선수단 응원가를 틀고, 장내 아나운서를 활용해 최대한 분위기를 띄우고자 했지만 홈 팬들이 없는 상황에서 홈 이점을 살리긴 역부족이었던 듯하다.

관중 대신 동료들의 응원 목소리가 코트를 채웠고, 코트를 가르는 공 소리 역시 유달리 크게 울려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팬이 없으니 응원단도, 매점 관계자도 이날 수원 체육관에 오지 않았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입 모아 “배구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목적이다.

경기를 마친 뒤 수훈선수로 선정된 박철우(삼성화재)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그는 “학생 때 10명 남짓한 팬 앞에서 경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오늘처럼 관중 없이 경기한 건 처음”이라며 “배구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모든 국민이 잘 극복하고, 배구도 예전처럼 활기차게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관중석이 비어 있으니 체육관이 조용했다. 터치아웃일 때 상대 블로커에 공이 맞는 소리가 잘 들렸다”면서 “무관중 경기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주관 중계방송사 KBSN스포츠 소속 아나운서들이 직접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관계자들이 ‘무관중’이 경기에 끼칠 영향을 분석하기도 했다.

한유미 해설위원은 “홈 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없는 아쉬움이 있을 거다. 중계진은 샤우팅할 때 살짝 눈치가 보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므로 최선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대전 충무체육관 역시 관중 없이 경기가 치러졌다. [사진=연합뉴스]

이호근 아나운서는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 더 힘이 나고, 팬들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직접 보고싶어 한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게 최우선”이라며 “텔레비전을 통해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은지 아나운서 역시 “팬들의 함성소리가 주는 생동감을 느낄 수 없어 아쉽다”며 “중계방송이 전부인 팬들을 위해 우리도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KOVO와 각 구단은 ‘직관(직접 관전)’이 좌절된 팬들을 위해 여러 ‘집관(집에서 관전)' 이벤트를 준비했다. 

KOVO는 25일 경기부터 집에서 관람하며 응원하는 모습을 SNS에 올린 팬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사인볼을 증정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의 경우 무관중 경기 원격 응원 이벤트를 벌인다. 팬들로부터 선수들을 향한 응원 메시지를 받은 뒤 현수막을 제작해 26일, 내달 1일 경기에 걸겠다고 약속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구단 수익 중 관중 수익은 전체의 5% 내외로 비중이 작아, 무관중 경기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는 크지 않다. 허나 안전요원과 진행요원, 응원단 등 경기 운영을 돕는 대행사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여자부 서울 GS칼텍스의 담당 치어리더로 활동 중인 서현숙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하 강제백수..ㅠㅠㅠㅠㅠ”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배구 팬들 만큼이나 관계자들 모두 조속히 사태가 해결돼 포스트시즌만큼은 관중들과 현장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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