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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던 이다영, 위협하는 이재영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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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다던 이다영, 위협하는 이재영 [여자배구]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27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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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최근 배구 팬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지난 4일 인천 흥국생명과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던 이다영(24·수원 현대건설)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재영아 보고싶어. 보고 싶다구. 보고 싶어 재영아. 빨리 와'라는 입모양을 만든 뒤 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다. 

이 영상은 KBS 뉴스를 통해 전국에 송출됐고, 이다영의 쌍둥이 언니 이재영(24·흥국생명)은 인스타그램에 해당 영상 캡처본을 게재하며 “ㅋㅋㅋㅋ아라따ㅋㅋㅋㅋㅋㅋㅋㅋ간닼ㅋㅋㅋㅋㅋㅋ옷입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나간닼ㅋㅋ”라고 화답했다.

이날 이재영은 지난달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도중 입은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다영은 이재영이 빠진 흥국생명을 상대하며 허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V리그를 대표하는 쌍둥이 자매의 ‘케미’를 확인할 수 있는 일화였다.

이다영(사진)은 지난 4일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쌍둥이 언니 이재영의 부상 회복을 응원하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사진=KBS뉴스 공식 유튜브 캡처]

재활 기간 KBS와 가진 인터뷰에서 눈물로 마음고생을 토로했던 이재영은 지난 20일 마침내 코트에 돌아왔다. 39일 만의 복귀전에서 그는 프로 데뷔 이래 첫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 공격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하며 팀의 분위기 반등에 앞장섰다.

26일에는 선두 현대건설을 상대했다. 이다영과 오랜만에 코트에서 조우한 것. 3위를 사수하려는 흥국생명과 1위를 수성하려는 현대건설의 맞대결로 큰 관심이 모아졌다. 결과는 이재영의 승리였다. 4, 5라운드 이재영 공백 속에 졌던 것 포함 현대건설에 4연패를 당했던 흥국생명이 6라운드 첫 경기부터 힘을 냈다.

이재영은 블로킹 1개 포함 14점으로 루시아(16점)와 30점을 합작, 승리를 쌍끌이했다. 40.62%의 준수한 공격성공률로 부상 후유증은 없다는 듯 훨훨 날았다. 1세트 19-11에서 이다영 특유의 2단 패스 페인트를 가로막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서로를 잘 알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플레이였다. 이재영은 활짝 웃었고, 이다영은 고개를 떨궜다.

13승째(13패·승점 45) 올린 흥국생명은 5할 승률을 회복하며 4위 대전 KGC인삼공사(승점 36)와 격차를 승점 9로 벌렸다. 남은 4경기에서 2승을 확보하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이재영(왼쪽)이 이다영의 패스 페인트를 가로막고 있다. [사진=KOVO 제공]

반면 현대건설은 7패째(19승·승점 52) 당하며 발이 묶였다. 2연패에 빠진 그들은 한 경기 덜 치른 2위 서울 GS칼텍스(승점 51)에 역전당할 위기에 처했다.

누구보다 이재영의 건강한 '컴백'을 바랐던 이다영이다. 그의 바람대로 돌아온 이재영이 이다영의 우승 야욕에 훼방을 놓은 셈이라 아이러니하다. 주전 리베로 김연견 부상 이후 흔들리고 있는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우승을 놓칠 경우 플레이오프(PO)에서 흥국생명과 격돌할 공산이 커 흥미롭다.

더불어 최우수선수상(MVP)의 향방도 안개 국면에 빠졌다. 현대건설이 우승하면 양효진 혹은 이다영이 유력하지만, 1위를 GS칼텍스에 뺏긴다면 수상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이재영의 복귀로 여자배구판은 더 뜨거워졌다.

이날 이재영과 이다영이 블로커 터치아웃을 놓고 벌인 신경전은 배구 팬들을 미소짓게 만들기 충분했다. 두 사람이 올 시즌 종료 전 다시 한 번 네트를 사이에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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