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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허문 연예계? 방송국·소속사 경계도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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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허문 연예계? 방송국·소속사 경계도 옛말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2.28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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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K사, M사, S사…, 방송국 이름을 제대로 언급하지도 못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EBS 연습생(?) 펭수가 MBC에 나오고, MBC '놀면 뭐하니'의 유산슬이 KBS '아침마당'에 나왔다.

방송가에 불어온 컬래버레이션 열풍은 캐릭터와 캐릭터 사이의 교류를 넘어 프로그램 간의 '공동' 촬영까지 확대됐다. 엄격해보였던 방송국 간의 ‘벽’을 허문 힘은 무엇일까?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화면 캡처]

 

# '맛녀석X라섹남' 컬래버, 놀라운 채널 간 협업

지난 7일 방송한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은 MBC '놀면 뭐하니?'와 컬래버레이션으로 진행된 '인생 맛집 특집'이었다.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 등 '맛녀석' 출연자들이 유재석이 운영하고 있는 '인생라면' 집을 찾은 것.

라면 끓이는 섹시한 남자 '유라섹'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얻은 유재석의 '라면집'을 찾은 '맛있는 녀석들' 멤버들은 일주일 전 '놀면 뭐하니?'에서도 방송된 바 있다. 다만 '놀면 뭐하니'에서는 대량주문에 당황한 유재석의 모습을 주로 다뤘다면, '맛있는 녀석들'에서는 네 멤버들의 '먹방'을 주로 다뤘다는 점이 다르다.

이 뿐만 아니라 '놀면 뭐하니?'는 EBS '자이언트 펭TV'에 출연해 펭수와 붕어빵을 만드는 유재석의 모습, '유산슬'로 KBS '아침마당', SBS '영재발굴단' 등 주요 방송사를 자유자재로 누비며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외에도 하니, 황승언 주연의 웹드라마 ‘엑스엑스’는 웹드라마 채널 플레이리스트와 MBC가 공동 제작한 드라마로 플랫폼까지 뛰어넘는 채널 간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방송 화면 캡처]

 

# SM과 JYP가 '라이벌'? 이제는 '무한 확장'하는 케이팝

방송국 뿐이 아니다. 가요계 역시 소속사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그 시작은 회사 차원에서 외부 아티스트와 협업한 프로젝트인 'SM 스테이션'이다.

'SM 스테이션'은 SM엔터테인먼트의 디지털 음원공개 채널로, 지난 2016년부터 시작해 2018년 세 번째 시즌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소속사 간 컬래버레이션은 JYP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인 민, 조권과 박진영,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 소속 효연이 참여한 '본 투 비 와일드(Born to be Wild)', 미스틱 소속 장재인과 엑소 수호의 '디너(Dinner)' 등이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 스테이션'의 음악은 '디지털 싱글' 형태로 발매된다. 자유로운 협업에는 음악 플랫폼의 유연성이 한 몫 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의 '뉴 컬처 테크놀로지(New Culture Technology)' 프로젝트의 일환인 'SM 스테이션'은 SM 엔터테인먼트 내부 소속뿐만 아니라 외부의 아티스트, 프로듀서, 작곡가,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전에 흔히 봐왔던 아티스트 간의 피처링, 듀엣과는 다른 지점이다.

두 소속사 간 컬래버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경우도 있다. '티오피미디어' 대표와 '쏘스뮤직' 대표 두 사람의 오랜 절친 관계에서 시작된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 '절친사(社)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지난 2016년 업텐션 선율과 여자친구 유주의 ‘보일 듯 말 듯’, 2017년 틴탑 천지와 여자친구 은하의 '왼손 오른손' 등 두 차례 곡을 발표했다.

 

[사진=티오피미디어, 쏘스뮤직 제공]
업텐션 선율과 여자친구 유주의 '보일 듯 말 듯' [사진=티오피미디어, 쏘스뮤직 제공]

 

'절친사(社) 프로젝트'는 모든 소속가수들이 남성인 티오피미디어와 여자친구 한 그룹만이 소속돼있는 쏘스뮤직 간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좀 더 다양한 음악을 발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외에도 최근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가 타 기획사 가수로는 최초로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소속 걸그룹 이달의 소녀의 새 앨범 '해시(#)'의 프로듀서로 참여한 일도 있었다. 관계자는 "이달의 소녀가 SM 소속 그룹 NCT127의 노래 ‘체리밤’을 커버한 영상을 본 이수만 대표가 관심을 가지면서 인연이 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방송국 간의 컬래버레이션, 소속사 간의 제약 없는 협업 등은 뉴미디어 시대에서 경쟁력을 드러내기 위한 새로운 트렌드로 보인다. 부족한 점을 서로 채우고, 좋은 점은 더 부각시킬 수 있는 시너지가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OTT 서비스, 유튜브, 1인 방송과 크리에이터 등 다양하고 새로운 플랫폼이 기존 방송계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 새로운 창의성을 위해 협업을 선택하고 있는 이들이 좀 더 유연한 방송과 음악으로 대중들을 만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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