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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믿을맨' 류현진, 다저스 시절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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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믿을맨' 류현진, 다저스 시절과는 다르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2.28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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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류현진(33)에 대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기대는 상당했다. 팀 역대 최고 비싼 투수를 대하는 자세는 의연하고 관대했다. 류현진 또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28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MLB 전체 평균자책점(2.32) 1위를 차지하며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던 류현진은 FA 자격을 얻어 4년 8000만 달러(972억 원)에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다. 토론토는 팀 창단 이후 투수에게 가장 큰 금액을 들여 류현진을 데려왔다. 그만큼 기대치가 컸다.

처음 실전에 투입된 류현진은 1회초 제이크 케이브에게 2루타, 2번 트레버 라르나크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자신의 최대 강점인 위기관리 능력을 토론토 관계자들 앞에서 단 번에 과시했다.

무사 1,3루에서 3번 타자 윌리언스 아스투딜로에게 3루 땅볼을 유도하며 3루 주자를 잡아내더니 이어진 1사 2,3루 상황에선 떨어지는 변화구로 브렌트 루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로이스 루이스마저 3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득점권 타율 0.186에 불과했던 위용을 제대로 보여줬다.

2회가 아쉬웠다. 트래비스 블랜켄혼을 2루수 땅볼로 잡으며 시작했지만 젠더 비엘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내준 것.

 

모자를 고쳐 쓰고 있는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질베르토 셀레스티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숨을 골랐고 잭 라인하이머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임무를 마쳤다.

MLB닷컴과 토론토 지역 매체 등에 따르면 경기 후 류현진은 “스프링캠프에선 투구수와 이닝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했는데 둘 다 이뤘다”고 말했다.

이날 투구수는 41개.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말처럼 서두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며 영리하게 승부했다. 

피트 워커 토론토 투수코치도 만족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과 인터뷰에 나선 그는 “류현진은 단순히 공은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공을 조종한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의 강점인 면도날 제구력에 대한 칭찬이다.

이어 “타자의 배트 스피드와 스윙을 익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지금은 리듬감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 이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리스 맥과이어은 위기관리 능력에 감탄했다. “1회 연속 안타를 맞고 류현진은 진짜 경기를 시작하는 것 같았다”며 “자신의 페이스로 좋은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것.

 

류현진(가운데)이 등판을 마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 리그 최정상급 투수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진출한 김광현의 거듭되는 호투에 극찬이 이어지고 있지만 류현진은 다르다. 피홈런 하나에 호들갑을 떨 필요도, 스프링캠프 호투에 지나치게 고무될 이유도 없다.

MLB닷컴 또한 “류현진의 데뷔전은 눈부시진 않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며 “류현진은 시속 100마일(161㎞)를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앞으로 많은 경기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츠넷 또한 “류현진의 스프링캠프 등판 결과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류현진은 MLB 진출 첫해부터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선발 등판 경기 이후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 것, 느린 러닝 속도 등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자신만의 루틴을 유지하는 게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증명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프로의 세계는 돈이 증명한다는 말이 있다. 비싼 몸값의 선수는 잠시 부진하더라도 결국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고 투자한 돈 때문에라도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

다저스 시절과는 달리 류현진을 바라보는 토론토의 시선엔 의심이 없다. 늘 제몫을 하고도 가을야구에서 절대적 믿음을 얻지 못했던 것과는 다르다. 국내 야구 팬들도 이전과는 달리 일희일비할 필요 없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류현진을 응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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