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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패배' 권순우, 나달도 인정한 보이지 않는 가치 [멕시코오픈 테니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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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패배' 권순우, 나달도 인정한 보이지 않는 가치 [멕시코오픈 테니스대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2.2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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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세계 2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의 벽은 높았다. 그러나 꼭 넘어서야만 성장하는 건 아니다. 경험만으로도 값진 패배는 권순우(23·당진시청·CJ제일제당 후원)에게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ATP 랭킹 76위 권순우는 28일(한국시간)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멕시코오픈(총상금 184만5265달러) 단식 8강에서 톱 시드 나달을 만나 세트스코어 0-2(2-6 1-6)로 졌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ATP 투어 500시리즈 첫 8강에 오른 권순우지만 예리한 스트로크는 물론이고 경험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나달에겐 적수가 되지 못했다.

 

권순우가 28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멕시코오픈 단식 8강에서 나달에 0-2로 졌다. [사진=아비에르토 멕시카노 텔셀 제공/연합뉴스]

 

나달과 맞붙는 것만으로도 국내 테니스 팬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권순우 또한 최근 4연속 투어 대회 8강에 진출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시작, 자정을 경과한 1시간 31분 만에 끝났다.

대회 첫 야간 경기에 나선 권순우는 1세트 서브 게임에서 1점씩을 따내며 기세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나달의 높은 벽을 체감하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게임스코어 1-2 자신의 서브 게임 15-0 상황에서 샷을 하던 중 넘어졌고 이후 흐름을 내주며 브레이크 당했다.

게임스코어 2-4로 끌려가던 상황에선 40-0으로 앞서며 첫 브레이크 확률을 높였지만 나달의 분전에 속절없이 당하며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도 나달의 첫 서브 게임에서 권순우는 예리한 백핸드를 바탕으로 첫 포인트를 따냈고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격으로 나달을 당황케 했지만 결국 브레이크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나달은 경기 후 권순우에 대해 "좋은 선수다. 스코어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좋은 기량을 지녔다"며 칭찬했다. [사진=AP/연합뉴스]

 

결정적인 상황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권순우는 이날 브레이크 포인트 상황을 8번이나 만들고도 결국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던 반면 나달은 6차례 중 4차례나 서브 게임 포인트를 빼앗아갔다. 서브에이스도 0-5로 크게 뒤져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물론 실망할 것만은 아니었다. 스코어에 비해 긴 1시간 30여분 경기를 치른 것만 봐도 권순우가 얼마나 나달을 괴롭혔는지를 알 수 있다. 나달 또한 경기 후 코트 인터뷰에서 “좋은 선수다. 스코어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좋은 기량을 지녔다”며 “앞으로 좋은 커리어가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이날 패배로 이형택(2패)부터 정현(3패)에 이어 권순우까지 한국 선수들이 나달에게만 6패를 당했지만 상대가 메이저 대회만 19차례 우승한 테니스 전설이기에 좌절할 일은 아니다.

게다가 권순우는 상금 5만375달러(6087만 원)와 랭킹 포인트 90점을 얻으며 다음 주 ATP 랭킹에서 60권 진입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이제 권순우는 다음달 12일부터 열릴 ATP BNP 파리바오픈에 나서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로 이동한다. 4대 메이저 대회 바로 아래 단계인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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