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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클라시코] 바르셀로나, 안 뛰거나 못 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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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클라시코] 바르셀로나, 안 뛰거나 못 뛰거나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02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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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바르셀로나가 올 시즌 라리가(스페인 1부리그) 우승 경쟁의 분수령이 될 ‘엘클라시코’ 더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다. 시즌 내내 지적됐던 문제점을 어김없이 노출했고, 결과는 패배였다.

바르셀로나는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2019~2020 라리가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2로 졌다. 시즌 5패째(17승 4무·승점 55) 당하며 레알(16승 8무 2패·승점 56)에 리그 순위표 선두를 뺏겼다.

서로 치열한 중원 다툼을 벌였고, 전반전은 양 팀이 비등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바르셀로나의 기동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결국 측면을 공략당하며 2골 얻어맞고 주저앉았다.

최근 리그 8경기 동안 레알에 지지 않았던 바르셀로나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레알의 다음 세대를 이끌 자원들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마리아노 디아즈가 득점하고,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후원사 선정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반면 바르셀로나는 주축의 활력 저하라는 문제점이 부각된 꼴이라 더 뼈아프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와 엘클라시코 더비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다. [사진=AP/연합뉴스]

키케 세티엔 바르셀로나 감독의 엘클라시코 데뷔전이었다. 루이스 수아레스, 우스만 뎀벨레가 부상인 상황에서 4-4-2 전형을 들고 나왔다. 리오넬 메시-앙투안 그리즈만 투톱에 아르투로 비달, 아르투르 멜루, 프랭키 데 용,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중원에 세웠다. 부상에서 복귀한 호르디 알바가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하며 힘을 보탰다.

전반 양 팀은 서로의 빌드업을 저지하고자 미드필드에서 거세게 충돌했다. 레알은 측면, 바르셀로나는 중앙을 활용해 공격을 시도했고 몇 차례 위협적인 슛을 주고받았다.

후반 들어 바르셀로나가 최근 자주 보여주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나타났다. 경기 중계를 담당한 박찬하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후반 10분을 기점으로 레알 선수들이 바르셀로나 선수들보다 한 발짝씩 더 뛰고 있다. 공을 가지지 않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움직임이 부족해 공격이 원활하게 전개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분석했다.

이날 골 침묵하며 원정 7경기 연속 득점 없이 경기를 마친 메시의 히트맵을 살펴보면 상대 진영이 아닌 센터서클 부근이 진하게 표시됐다. 공격 전개가 어려웠고, 메시가 내려와서 돕다 보니 자연스레 공격 숫자가 부족해졌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면 메시가 원더플레이로 해결했지만 이제 메시도 정점에서 조금씩 내려오고 있다는 평가다. 과부하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운데) 등 젊은 피를 수혈한 레알이 에너지레벨에서 바르셀로나보다 앞섰다. [사진=EPA/연합뉴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빗셀 고베), 사비 에르난데스(현 알 사드 감독)와 무적의 중원을 구축했던 부스케지만 하향세가 도드라진다. 공을 지키는 기술은 여전하지만 수비 전환과 공격 전개 속도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반 라키티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여전히 붙박이 주전급으로 뛰고 있어 적잖은 비판이 따른다.

대체자로 데려온 데 용을 포백 앞에 세우는 게 아니라 ‘박스 투 박스’로 활용하고 있어 의구심을 자아내는 이들이 많다. 지난 시즌 아약스에서 데 용을 중심으로 한 전술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신화를 쓴 에릭 텐 하그 아약스 감독은 이를 비판하기도 했다.

스페인 스포츠전문 매체 스포르트에 따르면 텐 하그 감독은 “데 용은 골을 넣는 득점원이 아니라 득점 또는 어시스트를 하는 선수를 지원하는 역할이 적절하다”며 의문을 표했다.

또 이니에스타의 후계자로 불리는 아르투르를 중용하지 않는 점 또한 지탄받기도 한다. 최근 세티엔 감독은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활동량이 많은 비달을 여러 자리에서 세워보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은 아르투르에게 볼 운반 역할을 맡기고, 비달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셈이다. 

세르히오 부스케츠(왼쪽)의 기량이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다. 중원의 노쇠화로 인한 기동력 저하가 뚜렷하다. [사진=AFP/연합뉴스]

지난달 26일 UCL 나폴리전에서 바르셀로나는 도합 100.9㎞를 뛰었다. 나폴리(111.7㎞)보다 10.6㎞ 저조한 기록이다. 부스케츠의 번뜩이는 패스에서 시작된 플레이로 동점골을 만들었지만 두 줄 수비를 세운 나폴리를 공략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여전히 공을 점유하고 많은 패스로 경기를 지배하지만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 한다.

영국 미러에 따르면 부스케츠는 나폴리전을 마친 뒤 "바르셀로나는 현재 자원들로 2차전을 치러야한다. 우리는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 불행히도 이는 예견된 것이었다"며 리그와 UCL 정상 등극이라는 목표에 비해 스쿼드가 얇다고 토로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적 후 고전하던 레알은 올 시즌 지네딘 지단 감독과 함께 다시 안정을 찾고 있다. 공격의 무게감이 이전 같지 않자 수비를 강화해 실리를 얻었다. 리그 26경기에서 가장 적은 17골만 내줬다. 바르셀로나(31실점)와 비교하면 추구하는 축구 콘셉트가 보다 명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안 뛰는 것일까 혹은 못 뛰는 것일까.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메시에 의존해 결과를 내는 일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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