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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기성용 보낸 FC서울, 팬심-마케팅 다 놓쳤다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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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기성용 보낸 FC서울, 팬심-마케팅 다 놓쳤다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03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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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무엇을 위한 결정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FC서울이 친정팀으로 돌아오려던 기성용(31·마요르카)과 이청용(32·울산 현대) 팬이 있어 존재하는 프로 무대에서 팬들의 마음을 모른 체 했고 누구나 쉽게 예상 가능한 마케팅, 홍보 효과도 내다보지 못한 결정이라는 평가다.

이청용은 3일 울산과 계약을 맺었다. 11년만의 K리그 복귀였지만 이청용의 유니폼은 친정팀의 붉은 빛이 아닌 울산의 푸른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청용 영입으로 화룡점정한 울산. 반면 서울은 기성용과 이청용을 모두 잃으며 큰 질타를 받고 있다.

 

이청용(오른쪽)이 3일 울산 현대와 계약했다. 사진과 같이 구단의 적극적 구애 끝에 친정팀이 아닌 울산행을 택했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사실 이청용의 울산행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기성용과 협상 과정에서 태도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청용 또한 서울로 향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서울의 입장을 무조건 비판할 순 없다. 선수 영입엔 구단의 재정적 상황과 팀 스쿼드 등 복합적 요소가 고려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은 나름대로 스쿼드 완성 단계에 있었기에 기성용과 이청용의 자리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데 셈법이 복잡했을 수 있다. ‘가성비’ 측면에서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선뜻 이해가 어렵다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 위의 경우 결국 돈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오는데, 기성용과 이청용이 울산으로 향하며 일으킨 이슈만 보더라도 서울이 이들을 데려왔을 때 생길 시너지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다. 티켓과 유니폼 등 판매 증가로 인한 수익은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한 간접 광고, 마케팅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서울이 얼마나 1차원적 사고를 했는지 알 수 있다.

박지성, 박주영과 함께 ‘양박쌍용’ 시대를 이끌었던 기성용과 이청용이다. 둘 모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한 이들이고 국가대표 붙박이 선수들이었다.

 

협상 과정에서 FC서울에 서운함을 느낀 기성용은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마요르카 구단 홈페이지 캡처]

 

전성기 시절에 못 미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가대표급 실력을 자랑한다. K리그를 충분히 경험했던 이들이기에 적응에 대한 우려도 없었다.

이들이 최용수 감독의 구상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선수 구성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이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순 없다. 기성용과 이청용을 무조건 영입했어야만 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문제는 태도다. 위약금 규정까지 만들 정도로 애지중지했던 이들이었다. 기성용과 이청용도 K리그로 돌아온다면 그 팀은 마땅히 친정팀이어야 한다는 걸 생각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철저히 갑의 입장에서 대화에 나선 ‘변해버린 친정팀’을 상대로 굳이 머리를 조아릴 이유는 없었다.

결국 기성용은 자신의 상품성을 입증하며 스페인 라리가 마요르카로 향했고 이청용 또한 지난해 연봉 총액 1,2위 전북 현대(158억 원)와 울산(119억 원)의 관심을 동시에 받으며 가치를 입증했고 울산 구단 최고 대우를 받으며 당당히 계약에 성공했다. 이청용은 “구단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여줘서 입단을 결심하게 됐다”고 이적 계기를 전했다. 울산은 2년 전부터 이청용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청용은 “축구선수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 FC서울과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도 “이젠 울산 현대의 선수로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을 향해 겨눌 창끝이 유독 매서울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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