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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룰의 노련함, 토트넘 승부차기 잔혹사는 계속된다 [FA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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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룰의 노련함, 토트넘 승부차기 잔혹사는 계속된다 [FA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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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탈락하며 4연패에 빠졌다. 해리 케인, 손흥민, 무사 시소코 등 주축의 부상 공백은 뼈아팠고, 토트넘은 승부차기 악령을 떨쳐내지 못했다. 노리치 시티의 베테랑 골키퍼 팀 크룰과 심리전에서 완패했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노리치와 2019~2020 FA컵 5라운드(16강) 경기를 치러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3으로 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7위인 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도 패한 그들이 올 시즌도 무관으로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토트넘 주장 위고 요리스가 부상인 상황에서 ‘넘버2’ 파울로 가자니가 대신 선발 출격한 미하엘 포름이 치명적인 실수로 동점골을 헌납한 반면 크룰은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 선방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어 대조적이다.

베테랑 골키퍼 팀 크룰(왼쪽 두 번째)이 노리치를 FA컵 8강에 올렸다. [사진=AFP/연합뉴스]

시작은 좋았다. 토트넘의 승부차기 1번 키커 에릭 다이어가 크룰을 뚫어냈고, 포름은 노리치 케니 맥린의 슛을 걷어냈기 때문이다. 포름이 후반전 실수를 만회한 셈이었다.

하지만 2번 키커 에릭 라멜라부터 크룰의 묘한 심리전에 말려들었다. 크룰은 공을 차러 다가오는 키커에게 접근해 말을 걸었고, 골라인으로 물러선 뒤에도 박수를 치며 기합을 넣는 등 신경을 자극했다.

라멜라의 킥은 크로스바에 맞고 나갔고, 크룰은 토트넘의 4, 5번 키커 트로이 패럿, 제드송 페르난데스의 킥을 연거푸 잡아내며 노리치에 승리를 안겼다.

승부차기에 강한 크룰의 진가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뉴캐슬에서 12년간 뛴 뒤 브라이튼을 거쳐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노리치 유니폼을 입은 그다. 세리에A(이탈리아 1부) AC밀란의 관심을 받을 만큼 실력이 검증된 크룰이 노리치를 8강에 올렸다.

토트넘이 또 다시 페널티킥에서 좌절했다. [사진=AP/연합뉴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백업이었던 크룰은 코스타리카와 8강전 연장 막바지 투입돼 승부차기에 나섰다. 루이스 반할 감독은 주전 야스퍼 실리센 대신 페널티킥 선방 능력이 좋은 크룰에 기대를 걸었고, 크룰은 상대의 슛을 2차례 읽어내며 네덜란드의 4강 진출에 앞장섰다.

토트넘은 지난해 프리시즌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최종전에서도 인터 밀란에 승부차기에서 졌다. 또 올 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에서 리그2(4부) 소속 콜체스터와 90분 동안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패하기도 했다.

토트넘은 뿐만 아니라 중요한 경기마다 승부차기에 발목이 잡힌 경우가 많아 흥미롭다. 지난 시즌 카라바오컵 준결승에서 첼시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2008~2009시즌에는 칼링컵(카라바오컵 전신)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부차기에서 진 기억도 있다. 2020년 들어 승부차기 악연이 다시 이어진 셈이다.

토트넘은 오는 8일 오전 2시 30분 9위 번리와 리그, 11일 오전 5시 RB라이프치히(독일)와 UCL 원정을 떠나는 경기일정이다. 올 시즌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2연전이다. 유독 더 뼈아픈 승부차기 패배를 딛고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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