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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기성용 다른 화법, FC서울 향한 같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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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기성용 다른 화법, FC서울 향한 같은 아쉬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06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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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청용(32)이 돌아왔다.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쌍용’ 중 하나. 허나 소속팀은 친정팀 FC서울이 아닌 울산 현대였다. ‘블루드래곤’이라는 별명에는 더욱 적합한 팀이었지만 축구 팬들로선 다소 아쉬움이 남는 소식이었다.

5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청용은 FC서울과 관계에 대한 연이은 질문에 “서울은 가장 애정하는 팀 중 하나”, “서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며 친정팀에 대한 말을 아꼈다.

그러나 “국내에 돌아올 때는 서울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선수가 가고 싶다고 꼭 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말 속에 아쉬움은 감출 수 없었다.

 

[신문로=스포츠Q 손힘찬 기자] 5일 울산 현대 입단 기자회견에서 김광국 단장(오른쪽), 마스코트 호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이청용(가운데).

 

‘절친’인 이청용과 기성용(마요르카)은 K리그 개막을 앞두고 계약기간이 남은 전 구단에 요청해 계약해지를 했다.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어도 스스로 기량에 자신감이 있을 때 했을 때 K리그에 돌아오겠다고 마음을 굳혔기 때문.

둘 모두 서울로 돌아오는 것만을 생각했다. 다른 선택지는 두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은 둘 중 누구도 데려가지 않았다. 못했다기보다는 안했다는 게 더 적확한 표현으로 느껴진다. 서울은 둘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반면 전북 현대가 적극적으로 영입의사를 나타냈는데, 기성용은 짙은 아쉬움만 남긴 채 스페인 마요르카로 향해야 했다. 위약금 조항이 문제였다.

기성용은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추후 K리그 복귀시 서울과 우선협상하고 타 구단 이적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합의했다. 서울의 태도에 불만을 느낀 기성용은 전북과 협상에 나섰지만 20억 원대 위약금이 걸림돌이 됐다. 나아가 서울은 위약금을 떠나 기성용의 타 구단행을 원천봉쇄했다.

기성용은 스페인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돈을 따졌다면 다른 리그로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면서 “조금이라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때 K리그로 돌아오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뜻과 달리 꼬여버린 K리그 복귀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이는 곧 친정팀 서울의 태도에 대한 날선 목소리이기도 했다.

 

스페인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가진 인터뷰에서 K리그 복귀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던 기성용. [사진=연합뉴스]

 

그는 나아가 “이청용, 구자철 또 나아가서는 K리그에서 데뷔한 선수들이 해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추후 이들이 과연 K리그에 복귀하려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우려와 달리 이청용은 11년 만에 국내 무대를 밟았다. 이청용도 위약금 조항이 있었다. 서울과 협상은 결렬됐고 울산행을 택했지만 아직 위약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청용은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말씀드릴 순 없다. 추후 서울과 얘기해 볼 생각”이라면서도 “울산행을 결정하고 국내로 돌아오면서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한국 최고 구단 중 하나인 서울도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원만한 문제 해결을 기대했다.

워낙 조심스러운 성격인데다 자신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기성용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땐 말 속에 뼈가 있었다. “성용이도 돌아오려고 마음을 먹고 팀을 알아봤는데 결과적으로 잘 안 돼 팬분들이 아쉬워한 걸로 안다”며 “그러나 가장 아쉽고 상처 받았을 건 선수 본인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같이 뛸 수 있다고 믿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면 좋겠다. 한국 축구에 특별한 선수가 K리그서 뛴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추후 K리그 복귀에 대해 선뜻 답하지 못했다. 서울이 지금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해법은 없다. 이청용의 표현은 한결 부드러웠지만 서울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뜻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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