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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부진, 누구 탓? 무리뉴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EPL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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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부진, 누구 탓? 무리뉴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EPL 순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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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 부상 이후 5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벌써부터 현지에서는 조세 무리뉴 감독을 경질해야한다는 성난 목소리도 들려온다. 그는 구단 역대 최대이적료(6000만 파운드·814억 원)의 주인공 탕귀 은돔벨레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

토트넘은 8일(한국시간) 영국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탈락 포함 최근 5경기 1무 4패의 부진이다.

반면 토트넘과 4위를 놓고 경쟁 중인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각각 난적 에버튼과 맨체스터 시티를 물리쳤다. 8위로 처진 토트넘(승점 41)은 4위 첼시(승점 48), 5위 맨유(승점 45)와 격차가 벌어졌고, 오히려 9위 아스날(승점 40)에 역전을 허용할 위기에 처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이 5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번리전 토트넘은 센터백 자원 5명으로 수비라인을 구축하는 강수를 꺼냈다. 하지만 전반 13분 만에 실점했고, 전반에만 14개의 슛을 허용하며 끌려 다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중앙 미드필더 은돔벨레, 올리버 스킵 대신 지오바니 로 셀소, 루카스 모우라를 투입한 뒤 경기력이 살아나 가까스로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번리전을 마치고 무리뉴 감독은 은돔벨레를 향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전반전 우리는 공수를 연결하고, 상대를 압박해 공을 빼앗고, 맞대결에서 이겨줄 미드필더가 없었다”며 “은돔벨레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은돔벨레는 이날 슛과 키패스 등 공격 지표는 물론 태클, 가로채기 등 수비 지표마저 모두 0이었다. 리그앙(프랑스 1부) 시절부터 중앙 미드필더로서 투쟁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최근 토트넘 팬들은 팀이 위기인 현재 그가 보여주는 부족한 책임감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 역시 은돔벨레의 각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선수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무리뉴 감독의 ‘희생양 찾기’가 시작됐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기도 하다. 과거 첼시, 맨유에서 선수들과 불화를 겪었고, 선수단 장악에 실패하며 성적까지 곤두박질치자 지휘봉을 내려놔야 했다. 폴 포그바 등 팀의 대표적 스타플레이어와 관계가 좋지 않았고, 최근에는 델레 알리와 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영국 축구전문 매체 풋볼런던에 따르면 토트넘 출신으로 과거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방송인 대니 머피는 무리뉴의 말을 반박했다.

머피는 “이날 선발 11명 중 그동안 스타팅으로 꾸준히 기회를 받았던 이는 6~7명뿐이다. 은돔벨레는 다른 이들보다 못한 게 없다. 그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가혹하다. 이번 경기는 번리가 잘했고, 토트넘은 전술이 아쉬웠다”고 분석했다.

영국 현지에서는 무리뉴 감독의 소통 방식과 최근 부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카이스포츠는 무리뉴의 소통 방식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폴 헤이워드 텔레그라프 수석기자는 “무리뉴가 맨유에서 겪었던 일들을 기억한다. 카메라 앞에서 선수에게 창피를 주는 게 선수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겠나”라며 의구심을 나타냈고, 롭 드레이퍼 메일 기자는 “무리뉴의 지도방식이 젊은 세대 선수들에게도 통용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무리뉴를 옹호하는 목소리 역시 상당하다. 지난 7일 영국 일간지 메일은 최근 토트넘 부진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물었다. 매체는 무리뉴 감독보다 다니엘 레비 회장,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봤다. 무리뉴 감독이 겨울 이적시장 최전방 공격수 영입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나 최근 몇 년간 계속됐던 레비 회장의 소극적인 투자 행보와 포체티노 감독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여준 선택에 기인한 부진이라는 설명이다.

BBC 역시 올 시즌을 준비하며 취약 포지션을 제대로 보강하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무리뉴 감독이 부임한 뒤 지금껏 승점 27을 따냈는데, 해당 기간 토트넘보다 많은 승점을 획득한 팀은 리버풀, 맨시티 뿐이라는 설명이다.

무리뉴 감독은 번리전을 마친 뒤 “리버풀이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 없이 뛰는 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모든 대회 33골을 합작한 케인-손흥민 듀오와 전천후 미드필더 무사 시소코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다. 애초에 최전방 공격수와 오른쪽 풀백이 부족한 채 시즌을 시작했던 점까지 감안하면 무리뉴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토트넘은 오는 11일 오전 5시 RB라이프치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방문경기, 16일 오전 1시 30분 맨유와 EPL 30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2연패를 당할 경우 무리뉴 감독의 입지 역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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