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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전주원-정선민-하숙례 '언니'들이 구할까 [2020 도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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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전주원-정선민-하숙례 '언니'들이 구할까 [2020 도쿄 올림픽]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3.0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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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우여곡절 끝에 2020 도쿄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말이 많았다. 결국 대회 개막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새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기게 됐다. 

위기의 한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을 위해 언니들이 나섰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여성 감독이 올림픽에서 단체 구기종목을 이끌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세르비아에서 열린 최종예선까지 팀을 이끈 이문규(64) 감독은 2월말 계약이 종료됐다. 12년 만의 올림픽행을 견인했지만 승부처였던 영국전 주전 혹사는 물론 선수단과 수평적인 소통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고, 대한민국농구협회가 재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전주원(왼쪽) 우리은행 코치가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WKBL 제공]

지난달 18일 열린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추일승 위원장은 “알아본 바 불화는 없었고, 선수 혹사에 대해서도 단기전의 특성상 어느 지도자라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이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는 대신 새 사령탑을 공개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공모 결과 하숙례(50) 인천 신한은행 코치, 전주원(48) 아산 우리은행 코치, 정선민(46) 전 신한은행 코치와 김태일 (60) 전 금호생명 감독이 대표팀 감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3명이 현역 시절 국가대표를 거친 여성 지도자라는 점이 눈에 띈다.

협회는 이들 4명을 대상으로 10일 경기력향상위원회 면접을 거쳐 이른 시일 내 본선에서 팀을 맡을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감독과 코치가 한 팀을 구성해 지원하는 공모였다. 전주원 코치는 선수 시절 대표팀 룸메이트였던 이미선 용인 삼성생명 코치(41)와 손을 잡았고, 정선민 전 코치는 권은정 전 수원대 감독(46)과 짝을 이뤘다. 하숙례 코치는 장선형(45), 김태일 전 감독은 양희연(43)과 팀을 꾸렸다.

전주원 코치와 정선민 전 코치는 1996 애틀랜타,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함께 코트를 누볐다. 시드니 대회에서 한국은 센터 정선민과 한국 남녀농구 통틀어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가드 전주원의 활약에 힘입어 4위를 차지했다.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은메달 이후 최고 성적이었다.

정선민 전 신한은행 코치는 현역 시절 올림픽 3회 출전 경험을 살리겠다는 각오다. [사진=WKBL 제공] 

전문가들은 현역 시절 올림픽 무대를 밟은 여성 지도자가 팀을 맡는 게 경험 전수 및 공감대 형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2011년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코치 경력을 쌓아온 전주원 코치는 어느덧 10년차 지도자가 됐다. 2016년부터는 위성우 감독을 보좌하며 우리은행의 WKBL 연속 제패에 일조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코치로 우승을 경험했다.

정선민 전 코치 역시 2013년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당시 대표팀 코치부터 시작해 인헌고, 부천 하나은행, 신한은행을 거쳤다. 지난해 3월 신한은행과 계약이 만료된 뒤에도 해외농구 연수 등으로 현장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 전 코치는 “올림픽에 3회 출전한 경험을 한국 농구를 위해 사용해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여자농구도 지도자 연령대가 낮아지고, 젊은 감각도 필요한 때”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하숙례 코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농구 월드컵, 지난달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대표팀 코치로 선수들과 함께했다. 현역 시절 베이징(1990), 히로시마(1994)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태일 전 감독은 2003~2006년 WKBL 금호생명을 이끈 뒤 2012년부터 중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왔다.

하숙례 신한은행 코치는 지난달 이문규 감독을 보좌해 도쿄 올림픽 진출을 이끌었다. [사진=WKBL 제공]

산술적으로 여성 사령탑이 나올 확률은 75%다. 지금껏 농구는 물론 배구, 핸드볼, 하키에서 한국 여성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고 올림픽 본선에 나간 사례는 없다. 

이번 도쿄 대회의 경우 본선행을 확정한 여자배구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여자핸드볼은 강재원 감독이 본선까지 함께한다. 여자축구도 사상 첫 본선 진출에 성공하게 되면 현 사령탑 콜린 벨 감독이 그대로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리우 대회 당시 박세리 감독이 이끈 여자골프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냈지만 골프는 단체 구기종목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동계 올림픽의 경우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캐나다 출신 여성 지도자 새러 머리 감독이 남북 단일팀을 지휘한 바 있다. 

협회가 전주원, 정선민, 하숙례 코치 중 한 명을 선택할 경우 올림픽 단체 구기종목 사상 최초의 한국 여성 감독이 탄생한다. 현재 여자농구 부산 BNK(유영주), 여자배구 인천 흥국생명(박미희), 수원 현대건설(이도희) 등 프로 구단에서 여성 감독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지만 아직까지 올림픽 유리천장은 깨진 바 없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언니들의 도전에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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