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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공백 제로, 정재원-엄천호 매스스타트 이상무 [스피드스케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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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공백 제로, 정재원-엄천호 매스스타트 이상무 [스피드스케이팅]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09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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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빙속 장거리 간판 이승훈(32)은 한 순간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됐다. 과거 후배 폭행 사건이 밝혀지며 대표팀 자격을 잃은 상황. 그러나 그의 공백으로 암울할 것만 같았던 한국 빙속은 오히려 더 밝은 미래를 맞고 있다.

정재원(19·서울시청)은 9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2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탱커’ 역할을 맡아 이승훈의 금메달을 도왔던 고교생이 어느새 한국 장거리 빙속의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정재원이 9일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사진=ISU 공식 페이스북 캡처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스케이팅에 쇼트트랙 요소를 섞어 만든 경기로 레인 없이 출발해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16바퀴를 도는데, 4,8,12바퀴 째를 돌 때 1~3위에게 점수가 차등적으로 점수가 주어지고 마지막 바퀴 순위에 따라 더욱 큰 점수가 차등 지급된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 이승훈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다.

레이스 초반 중위권에 머물던 정재원은 막판 레이스를 위해 체력을 비축했다. 마지막 3바퀴를 앞두고 네덜란드 장거리 간판 요릿 베르흐스마가 갑자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변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재원은 베르흐스마를 맹렬히 쫓았고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3위까지 뛰어올랐다. 오버페이스를 한 베르흐스마를 제친 그는 이어 미국 조이 만티아, 벨기에 바트 스윙스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인 끝에 7분47초060으로 결승선을 통과, 스윙스(7분47초120)를 100분의 6초 차로 앞서며 극적인 명승부를 연출했다.

장거리 기대주로 평가받던 정재원이지만 성인 국제대회 우승은 처음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월드컵 포인트 180점을 추가한 그는 총 포인트 462점으로 세계랭킹 3위로 올 시즌 월드컵 매스스타트를 마쳤다.

 

엄천호는 매스스타트 랭킹 4위로, 정재원의 바로 뒤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ISU 공식 페이스북 캡처

 

평창올림픽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그지만 매스스타트로 인해 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승훈이 금메달을 딸 수 있게끔 앞에서 적극적으로 달려주며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대회 이후 이승훈을 위해 희생됐다는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뜻밖에 너무 많은 관심이 독이 된 것인지 그동안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와 4대륙 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건 그는 이번 우승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원보다 더 주목을 받는 이가 있으니 바로 엄천호(28·스포츠토토)다.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이승훈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워주며 2020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빛 전망을 밝히고 있다.

이날은 5위에 머문 그지만 이승훈 이후 가장 금메달에 근접한 게 바로 엄천호다. 그 역시 쇼트트랙에서 빙속으로 전향했다는 점에서 이승훈과 닮아 있다. 레인 구분 없이 달리는 매스스타트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이유다. 

엄천호는 지난 시즌 매스스타트 랭킹 1위를 차지했다. 15위로 부진했던 정재원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그러나 올 시즌 정재원의 급부상으로 밀려 430점, 4위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2022년 베이징 무대를 기대케 만들고 있다.

여자 매스스타트에선 김보름(강원도청)이 8위로 아쉬움은 남겼다. 김보름은 여자 매스스타트 랭킹 4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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