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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임성재 상금랭킹 2위, 꿈인가 생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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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임성재 상금랭킹 2위, 꿈인가 생시인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3.10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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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임성재(22‧CJ대한통운)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마치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오스카) 4관왕을 품은 것처럼, 그간 미지의 세계로 여겨졌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한국인이 정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임성재의 영문이름 Sungjae Im은 PGA 공식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단, 페덱스컵 포인트 1위다. 대회마다 순위를 점수로 환산한 페덱스컵 랭킹은 가을에 거행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선수를 가리는 기준이 돼 중요하다. 임성재는 현재 1458점으로 저스틴 토머스(미국·1403점),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1179점)에 앞서 있다.

2019~2020 PGA 상금 2위 임성재. [사진=AFP/연합뉴스]

상금랭킹은 2위다. 임성재는 올해에만 무려 386만2168 달러(46억1336만 원‧환율 1194.50 원 기준)를 벌었다. 이달 초 혼다 클래식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고, 9일 막을 내린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3위에 오르면서 단숨에 톱 랭커 반열에 합류했다. 1위 저스틴 토머스(421만4477 달러)에 4억2100만 원 뒤진다.

현재 세계랭킹은 23위이지만 페덱스컵 포인트, 상금에서 모두 랭킹 1위 로리 맥길로이에 앞서 있다는 점이 놀랍다. 최근 물오른 기세로 볼 때 오는 8월 투어 챔피언십까지 진행될 2019~2020시즌에서 더 높은 위치를 기대해볼 수 있다.

나이가 워낙 어려 미래가 기대된다. 2018~2019 PGA 투어 신인상을 거머쥔 임성재는 지난 시즌 톱10 7회, 톱25 16회로 페덱스컵 포인트 19위에 자리하며 총 상금 285만1134 달러를 가져가더니 이젠 내로라하는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괄목성장했다.

임성재가 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탱크’ 최경주의 명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 최경주가 2008년 3월 해낸 한국인 남자골프 최고 랭킹 5위를 경신할 수 있을지도 자못 궁금해진다. 2009년 8월 ‘황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아시아 남자로 최초 메이저대회를 품었던 양용은처럼 드라마를 쓸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2020 혼다 클래식 챔피언 임성재. [사진=AFP/연합뉴스]

임성재가 이룬 성과는 K골프에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이 도드라졌기에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여자골프의 ‘박세리 키즈’들이 세계무대를 평정한 것과 달리 남자골프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덜 했다. 미국, 유럽 각지에서 집결한 고수들은 그간 벽처럼 느껴졌으나 임성재에겐 해당되지 않아 보인다.

한국 스포츠팬은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발롱도르 22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평균자책점 1위, 이강인(스페인 발렌시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골든볼, 가는 곳마다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 등 ‘월드클래스’ 플레이어에 익숙하다.

임성재가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다. 한국 남자골퍼가 PGA 투어에서 상금왕을 두고 경쟁하는 그림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과거 박태환이 수영 자유형에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한껏 올려놓았던 비현실적 일들을 임성재가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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