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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박재범 분노, 오르테가 고도의 판짜기였나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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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박재범 분노, 오르테가 고도의 판짜기였나 [UFC]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11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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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물러섬 없던 장외 설전이 종료됐다. 브라이언 오르테가(29·미국)가 정찬성(33·코리안좀비MMA·AOMG)이 아닌 그의 소속사 대표 박재범(33)의 뺨을 때리며 벌어진 파장이 끝을 향하고 있다. 오르테가의 바람대로 이젠 옥타곤에서 마침표를 찍을 일만 남은 것처럼 보인다.

UFC 248이 열린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 지루했던 미들급 타이틀전보다 더 이슈가 된 건 오르테가와 박재범의 충돌이었다. 이후 정찬성과 박재범, 오르테가는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SNS와 인터뷰 등을 통해 흥분을 쉽사리 감추지 못했다.

 

브라이언 오르테가(오른쪽)는 박재범을 때린 사실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정찬성과 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정찬성 인스타그램 캡처]

 

오르테가가 분노한 이유는 분명했다. 정찬성과 오르테가는 지난해 12월 UFC 부산에서 메인이벤트를 장식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르테가가 부상으로 정찬성의 상대가 바뀌면서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찬성은 경기를 마친 뒤 MMA 저널리스트 아리엘 헬와니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했는데, 재대결 의사를 묻는 질문에 “걔(오르테가)는 저한테 이미 한 번 도망갔다. 굳이 잡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오르테가는 SNS를 통해 격분했다. 특이한 점은 정찬성보다 박재범을 향해 더욱 날카로운 감정을 내세웠다는 것. 이 때 통역을 박재범이 맡았다는 게 문제였다. 그는 “이 싸움에 끼여든 걸 환영한다”면서 “다만 나와 마주쳤을 때 내가 널 때려도 놀라지 마라. 부상과 도망가는 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어느 정도 납득이 갔지만 실제로 박재범을 향해 손찌검을 할 줄은 누구도 몰랐고 그 대상이 파이터가 아니었기에 더욱 논란을 키웠다.

정찬성은 물론이고 그의 아내와 당사자인 박재범 모두 황당해했다. 특히 정찬성은 항간에 퍼진 연출설에 대해 발끈하며 “무슨 내가 제이팍(박재범) 뺨까지 팔아가며 마케팅을 합니까. 내가 지켜주지 못했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뺨을 맞은 박재범(가운데)이 황당해하며 오르테가에게 따지고 있다. [사진=TMZ스포츠 유튜브 영상 캡처]

 

오르테가의 반응을 통해서도 연출이 아닌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통역자와 K-팝 스타를 때린 것은 사과하지만, 이간질쟁이를 때린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재범이 자신과 정찬성 사이를 이간질했다는 것.

그의 이러한 시각은 나름 근거가 있었다. 오르테가는 정찬성이 2018년 5월 박재범이 대표로 있는 AOMG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래시토크가 시작됐다는 점을 들었다.

또 “내가 (UFC 부산) 기자회견에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 코리안 좀비는 그의 (박재범이 아닌) 통역사와 함께 다가와 ‘트래시 토크를 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싸움을 홍보하기 위해 내 매니지먼트가 그렇게 하기 원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르테가는 사과를 흔쾌히 받았고 기자회견에서 둘은 손하트를 그리며 보기 드문 훈훈함을 연출했다.

그러나 이후 정찬성이 없는 말로 자신을 다시 ‘디스’했는데, 그 뒤엔 박재범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회피와 부상은 다르다. 난 박재범이 대본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장에 온 그를 환영하면서 입을 조심하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UFC 부산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던 오르테가(왼쪽)와 정찬성은 기자회견에서 손하트를 그리며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둘은 원수가 됐다. [사진=스포츠Q DB]

 

이어 “토요일 밤 나는 세 사람을 동시에 때렸다”며 통역사와 K-팝 스타로서 박재범을 때린 것에 대해선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이간질을 한 것에 대해선 미안하지 않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오르테가는 이내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더니 11일 입장을 바꿔 “토요일 밤 일을 공식적으로 J팍(박재범)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사과의 진정성엔 의문이 따라 붙는다. 오르테가는 이어 “정찬성이 준비만 된다면 우린 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치 대결을 얻어냈으니 사과하겠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르테가의 상황을 보면 더욱 설득력이 실린다. 페더급 랭킹 2위 오르테가는 부상 회복 후 3위 자빗 마고메도샤리포프와 대결을 추진 중이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마땅한 상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UFC 248에서 벌어진 일이 모든 걸 바꿔놨다. 정찬성은 “나는 너와 싸울 것이다. 얼굴을 피범벅으로 만들어주겠다”고 답했고 미국 격투기 전문 매체 MMA정키에 따르면 다나 화이트 UFC 대표도 정찬성과 오르테가의 공식경기를 잡겠다고 밝혔다.

박재범 폭행 건이 짜여진 각본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정찬성과 맞붙기 위해 오르테가가 무리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에 어느 정도 무게감이 실리는 건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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