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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불안 급증, 장훈 그리고 달라진 현지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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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불안 급증, 장훈 그리고 달라진 현지반응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16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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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도쿄올림픽은 1년 연기하는 게 낫다.”

재일교포로 일본프로야구(NPB) 영웅으로 칭송받는 장훈(80·하리모토 이사오)이 일본으로선 뼈아플 쓴소리를 가했다.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올림픽 취소 혹은 연기를 막기 위해 급속도로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촌철살인 같은 말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호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장훈은 15일 일본 TBS방송 선데이모닝에 출연해 “위험한 일은 자제해야 한다”며 “도쿄올림픽은 1년 연기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일본프로야구 전설 장훈이 15일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당초 중국, 한국과 함께 코로나19에 가장 크게 노출됐던 일본이지만 발생 현황을 보면 상황은 크게 심각해보이지 않는다. 15일 오전 현재 본국은 780명 확진에 22명 사망,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 내 환자와 합쳐도 확진자 1500명, 사망 30명을 넘지 않는다.

그 사이 중국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선 쉽사리 확진세를 막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이탈리아는 2만, 이란은 1만 명을 훌쩍 넘겼고 사망자도 1400명, 600명을 웃돌았다. 문제는 아직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못했다는 점.

그렇다면 일본은 우수 방역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근거가 하나 둘 제기되고 있다. 일본이 올 7월 개막으로 예정돼 있는 도쿄올림픽 유치를 위해 30조 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고, 이를 강행하기 위해 검사에 소극적이고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 스포츠 영웅이 나섰다. 장훈은 “(강행한다면) 외국에서 관광객이 오지 않을 것이다.선수들도 참가하려고 할지 미지수”라며 “만약 올림픽 출전을 위해 일본에 왔다가 코로나19에 노출되면 많은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등 힘든 문제가 많다. 올림픽을 1년 연장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적 위신이 추락할 수 있는 발언에 발끈할 만하지만 통산 타율 0.319 3085안타 504홈런 1676타점을 쏘아올린 영웅의 말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 매체인 데일리스포츠와 스포츠호치, 스포니치 등은 장훈의 발언에 주목했는데, 특히 스포니치가 긴급 조사한 설문에선 개최 연기가 57.2%, 중단이 20.6%를 얻어 당장 개최를 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이 80% 가까이 나왔다. 나머지 22.2%엔 개최 강행만이 아닌 무관중 개최 등 완전한 올림픽을 치르기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섞여 있었다. 스포츠호치에서 실시한 설문에서도 결과는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기존에 비해 다소 뜻을 굽혔지만 여전히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고 싶다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기존 방침을 내세우면서도 어조의 완강함은 다소 꺾였다. 지난 14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감염 확대를 극복하고 올림픽을 무사히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선 통화에서 1년 연기를 제안한 상황이어서 더욱 움츠러든 면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정상 개최를 주장하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지난 12일 독일 공영방송 ARD와 인터뷰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도쿄올림픽 취소를 통보할 경우 IOC도 그 권고를 따를 것”이라고 뜻을 굽힌 상황이다.

유럽에선 프로축구 선수들의 확진 판정 소식이 쏟아지며 모든 리그가 일정을 중단했고 확진세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미국 또한 프로농구(NBA) 선수들의 연이은 확진 사례로 리그가 중단되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개막을 앞둔 메이저리그(MLB)도 2주 연기 된 4월 중 개막을 하기로 결정했다.

더 이상 자국 욕심만으로 개최를 강행하긴 어려워진 상황이다. 게다가 입국금지 제한 혹은 감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예선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거나 유력 메달 후보들이 참가할 수 없는 상황도 허다하다.

올림픽 개최에 사활을 건 일본이 모두가 불안에 떨고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개최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개최 연기도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현재로선 마땅한 대체안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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