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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류현진 '멈추면 보이는 것들'? 개막 연기 후 달라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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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류현진 '멈추면 보이는 것들'? 개막 연기 후 달라진 평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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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오래 보아야 예쁜 꽃이 있다. 반면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개막을 잠정 연기한 가운데 찬양일색이었던 ‘코리안 원투펀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향한 평가가 다소 바뀌고 있다.

LA 다저스 소식을 주로 다루는 미국 매체 다저블루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야구전문 통계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의 자료를 인용하며 “우리의 오랜 친구였던 류현진의 지난해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 0.3 감소됐다”고 밝혔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왼쪽)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달갑지 않은 소식을 접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류현진은 지난해 29경기 182⅔이닝을 소화하며 14승 5패 평균자책점(ERA, 방어율) 2.32 163탈삼진을 기록했다. MLB 전체 방어율 1위를 차지한 류현진은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고 시즌이 끝난 뒤 4년 8000만 달러(1026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리며 토론토의 유니폼을 입었다.

시범경기에서 흔들려도 류현진을 향한 극찬은 멈추지 않았다. 안타를 맞는 것보다 주자를 내주고도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는 점을 눈여겨봤고 공 하나하나에 감탄했다.

그렇기에 이번 기록 수정은 다소 아쉽다. 베이스볼레퍼런스에서 산정하는 bWAR 5.1을 기록했던 4.8로 하락했다.

이유는 수비에 있었다. 베이스볼레퍼런스는 수비 기여도를 따지는 DRS의 가치를 이전보다 더 높게 책정했는데 류현진은 탈삼진보다는 정교한 제구로 맞춰잡는 피칭을 하는데 이로 인해 수비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실점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베이스볼레퍼런스는 “투수들의 WAR을 계산한 결과 류현진은 0.3이 하락됐는데 팀 DRS의 변화로 인한 다른 모든 투수들의 WAR 변화는 류현진의 0.3 감소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수비를 잘 활용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이 기록에선 류현진이 가장 큰 수비 덕을 봤다고 해석한 것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방어율왕을 차지하고도 이에 걸맞은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 토론토에서도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해야 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는 2019시즌 기대 평균자책점(xERA)를 공개했는데 여기서도 류현진의 피칭 스타일은 과소평가됐다. xERA는 고성능 카메라와 레이더 장비 등을 활용해 타구 속도, 발사 각도 등을 고려해 ERA를 재해석한 것이다.

이 지표는 보다 전문화돼 있다. 같은 아웃이어도 빗맞은 것과 직선타는 다르게 계산된다. 여기서도 탈삼진 능력은 매우 강조되는데 반대로 인플레이 타구가 많은 류현진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방어율왕의 xERA는 3.43으로 전체 13위에 해당했다. 1위 게릿 콜(뉴욕 양키스)의 2.45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류현진은 ERA보다 1.11 높게 나타난 반면 326개의 삼진을 잡아냈던 콜은 실제 ERA(2.50)보다도 더 낮게 수치가 나타났다.

시범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펼치며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차는 듯 보였던 김광현에게도 변수가 생겼다. 8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하며 극찬을 받았지만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5선발 경쟁주자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유력한 후보라고 평했다.

확고한 1~3선발은 갖춘 세인트루이스는 4선발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부상으로 빠져 뛰어난 기량을 보인 김광현이 무난히 선발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였다.

 

스프링캠프에서 맹활약하고도 김광현(가운데)은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연기되며 상황이 변하고 있다. 어깨 부상을 겪고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던 마르티네스가 선발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것. MLB닷컴은 김광현의 호투에도 마르티네스가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콜라스의 복귀도 유력해보인다.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로 5월 중순까지 50명 이상이 모이는 활동을 제한해 MLB 역시 그 시점까지 연기된 상황인데, 마이콜라스는 최근 지역지 애니서튼스타와 인터뷰에서 복귀를 자신했다. “천천히 몸을 만들 수 있게 돼 좋다”며 “내가 없는 우리팀 경기를 보이 않아도 된다니 다행”이라고 복귀를 확신했다.

마이콜라스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는 4년 6800만 달러(876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는데 이번 시즌은 그 첫해로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세인트루이스에서만 7년 동안 58승을 거둬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다져놓은 위상도 크다.

류현진과 김광현이 개막이 미뤄진 사이 다소 달갑지 않은 소식을 전해 듣게 됐다. 그러나 시즌 전 예상은 제대로 적중하는 일이 많지 않다. 한국 무대를 초토화하고 국제무대에서 나란히 에이스 역할을 하던 때의 위용을 보여준다면 류현진과 김광현 모두 다소 낮아진 평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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