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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당신만이 내사랑' 김민교·지주연 '조연이 주연을 눌렀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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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당신만이 내사랑' 김민교·지주연 '조연이 주연을 눌렀다' 왜?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5.09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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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1TV 일일드라마 '당신만이 내 사랑'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KBS 주연보다 조연이 더 빛난 '이상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전형화된 KBS 1TV 일일극의 한계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사진=KBS 1TV '당신만이 내 사랑' 제공]

8일 방송된 '당신만이 내 사랑' 마지막회는 예상했던 대로 구성원들의 억지 화해와 행복, 권선징악이 이어지는 행복한 결말의 연속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극의 주인공인 이지건(성혁 분)과 송도원(한채아 분)은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이루며 결혼에 골인했다. 극을 파국으로 몰아가던 '악인' 남혜리(지주연 분)도 친어머니인 오말수(김해숙 분)와 화해를 하면서 개과천선의 길을 걸었다.

이병태(전한용 분)가 바람을 피워 태어난 자식인 남순(김민교 분) 역시 (병태의 와이프) 박주란과 화해하며 아들로서 인정을 받았다. 악행을 일삼던 강부남(사미자 분)과 지수연(이효춘 분)은 재산을 모두 잃으며 죗값을 받게 됐다. 이처럼 '당신만이 내사랑'은 마지막까지도 식상한 전개와 구성을 탈피하지 못한 전형적인 일일드라마였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특이한 결과도 남겼다. 그동안 KBS 1TV 드라마들이 주연만 빛이 났던 작품이었던 것에 반해 '당신만이 내 사랑'은 주연보다 조연이 빛이 나는 드라마로 남게 됐다는 점이다.

실제 당신만의 내 사랑의 최대 수혜자는 주인공인 한채아와 성혁이 아니라 악역을 소화한 지주연과 극의 큰 비중이 아니었던 김민교라고 할 수 있다. 수십 년째 이어온 KBS 1TV 오후 8시 25분 일일드라마 역사에서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신 스틸러'가 나오기 어려운 전형적인 일일극에서 벌어진 특이한 현상이다.

▲ 지주연 [사진=KBS 1TV '당신만이 내 사랑 방송 캡처]

◆ 김민교, 지주연 KBS 1TV 일일극의 보기가 드문 신스틸러 왜?

이런 현상의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작품 내부에서 오는 한계였고 두 번째는 배우들의 연기력 부분이다.

우선 작품적으로 '당신만이 내 사랑'은 '새로움'이라는 요소를 찾아보기 힘든 드라마였다. 출생의 비밀, 신분 차를 극복한 사랑, 재산을 둘러싼 암투, 가족 간의 화해 등 그동안 수 년째 방송돼 온 KBS 1TV의 전형적인 스타일의 일일극이었다.

극의 주인공들은 당연히 이전 작품들에서 나왔던 캐릭터와 거의 흡사한 인물 연기만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패턴에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한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극의 주인공들보다는 그나마 새로운 캐릭터 연기를 펼치는 조연들에게 눈이 가버렸다.

냉정히 말하면 성혁과 한채아가 연기한 이지건과 송도원 캐릭터에는 특별함이 없었다. 상대적으로 패륜적 악행을 보여준 남혜리 역의 지주연과 외국인 사생아인 남순 역을 소화한 김민교가 시청자들에게는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 김민교 [사진=KBS 1TV '당신만이 내 사랑 방송 캡처]

연기력 측면에서도 차이가 갈렸다. 베테랑 배우인 김민교의 능수능란한 외국인 연기와 지주연의 섬뜩한 악역 연기는 주연인 한채아와 성혁의 연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했다.

특히 한채아는 극의 주연 여배우임에도 지주연의 연기력에 눌리며 극의 후반부부터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실제로 극 중 송도원은 남혜리와 같은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부각할 수 있는 연기를 펼치기 힘들었다. 이 작품에서 출생의 비밀 연기의 중심은 남혜리의 몫이었다.

이런 두 가지 이유로 인해 김민교와 지주연은 KBS 1TV 일일극에서 보기 드문 '신 스틸러'로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번 작품에서만큼은 주연급 배우들의 성장 무대라던 KBS 1TV 일일드라마의 공식이 깨져 버렸다고 볼 수 있다.

▲ 김민교 [사진=스포츠Q DB]

◆ 식상함을 탈피하지 않으면 KBS 1TV 일일극 인기 장담하기 어렵다

KBS 1TV 일일극은 오랫동안 막대기만 꽂아도 시청률이 보장된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동안 십수 년째 방송된 KBS 1TV 일일극들 대부분이 비슷한 패턴으로 방송돼도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기 때문에 붙은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인식이 깨지는 분위기다. 시청자들도 이제 KBS 1TV 스타일의 일일극에 서서히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

'당신만이 내 사랑'의 조연이 주연보다 빛나는 현상은 이런 분위기를 제대로 설명해 주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또한, 시청률로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된다. '당신만이 내 사랑'은 전작 '고양이는 있다'와는 반대로 철저하게 KBS 1TV 일일극의 스타일을 답습한 작품이다.

하지만 비슷했던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균 20%대의 시청률과 이슈를 만들어냈다. 앞선 비슷한 패턴의 작품들이 평균 30%가 훨씬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누린 것에 비교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결국 KBS 1TV 일일극도 변해야 하는 시점을 맞고 있다. 더욱 더 참신한 내용으로 진화해야만 한다. 십수 년째 반복되는 비슷한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마음을 뺏겠다는 낡은 생각을 버리고 도전에 나서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KBS 1TV 일일극의 빛나는 역사도 진짜 역사가 될지 모르는 일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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