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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힘들다, 참아야 한다..." [메이저리그(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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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힘들다, 참아야 한다..." [메이저리그(MLB)]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3.25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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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힘들다. 하지만 또 참아야 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이란 꿈을 이룬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뜻대로 전개되지 않는 현 상황에 고충을 토로했다. 현지에서 영향력을 가진 미디어가 김광현의 불펜행 가능성을 높이 점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김광현은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한테만 불행한 것만 같은 시기”라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수없이 되뇌어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매일 반복적인 훈련, 똑같은 일상을 지냈던 내가 다른 사람보다 많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떤 시련이 있어도 잘 참고 견뎌낼 줄 알았다”고 적었다.

김광현. [사진=연합뉴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최고투수로 군림했던 김광현은 지난 겨울 2년 보장 연봉 800만 달러(99억 원)에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눈도장을 찍었고 시범경기 4경기에서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을 거둬 선발 로테이션 합류에 청신호를 켰다.

잭 플래허티, 다코타 허드슨, 애덤 웨인라이트 1~3선발 다음 자리가 유력해 보였다. 마일스 마이컬러스는 팔꿈치 통증으로 피칭 훈련을 멈췄고, 경쟁자였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는 4차례 시범경기에서 13이닝 13피안타 8실점해 김광현과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김광현에게 악재로 작용한 형국이다. 당초 27일 개막 예정이던 MLB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면서 5월 중순 이후로 연기됐다. 그마저도 불투명하다. 미국 확진자는 하루에 1만명씩 증가하는 추세로 현재 5만명을 넘어설 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김광현. [사진=연합뉴스]

이 사이 마이컬러스가 부상을 떨쳐냈다. 게다가 전날 지역언론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가 마르티네스를 붙박이 선발자원으로 분류했다. “정규리그 개막 연기는 경험이 있는 마르티네스에게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김광현은 롱 릴리프로 출발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차질이 빚어지면 그 자리를 메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현은 “힘들다. 하지만 또 참아야 한다.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건, 또 예상치 못한 일들에 부딪히는 건 정말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번 기회로 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자만할 수 있었던 나에게 채찍을, 나의 멘탈을 조금 더 강하게 키우는 기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로움과도 싸워야 하는 김광현이다. MLB 사무국이 단체 훈련을 금지하는 바람에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전지훈련장에서 사실상 혼자가 됐다. 재입국에 문제가 생길지 몰라 국내 입국은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김광현. [사진=연합뉴스]

앞서 MLB닷컴은 “김광현이 스프링캠프 시설을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을지 몰라서 훈련 계획을 짜기 어렵다”며 “단기 임대한 집도 이달 말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호텔 예약도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광현은 “앞으로 다가올 더 큰 행복과 행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한다. 그게 전부인 것 같다”고 마음을 다잡은 뒤 “모두 힘드시겠지만 힘내시고 꼭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돌이켜보면 숱한 시련을 늘 이겨냈던 김광현이다. 2007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에 입단, 첫 해 기대에 못 미쳤으나 한국시리즈에서 눈부신 역투로 우승에 일조했다. 투수에겐 치명적인 어깨‧팔꿈치 부상도 결국 견뎌내고 서른 넘어 그토록 바라던 미국 진출을 이뤘다.

김광현은 글과 더불어 '희망(HOPE)‘이란 단어, 세인트루이스 입단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사진도 첨부했다. 코로나19 변수를 슬기롭게 헤치고 인정받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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