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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글루미 B.D', 진퇴양난 토론토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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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글루미 B.D', 진퇴양난 토론토 에이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3.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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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 연고 캐나다로 향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33)이 개막도 하기 전부터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류현진은 지난 25일(한국시간) 만 33세가 됐다. 토론토는 구단 트위터를 통해 류현진의 생일을 축하했다. 생일축하 노래 가사까지 적으며 에이스의 탄생을 기념했다.

그러나 가장 기뻐야 할 류현진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꼼짝달싹할 수 없는 형국이기 때문.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외로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임신한 아내로 인해 한국행도, 캐나다 입국정책으로 캐나다행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류현진은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갇혀 있다. 지난달 스프링캠프를 치렀고, 시즌 개막을 기다리며 훈련을 이어가던 중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건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시계가 멈추며 난감한 상황을 겪게 됐다.

미국은 26일 기준 6만5285명의 확진자를 기록, 중국(8만1285명)과 이탈리아(7만4386명)을 곧 넘어설 기세다. 이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월 중순까지 50명 이상이 모이는 활동 중지를 권고했다. 미국 내 모든 스포츠가 중단된 상황.

류현진의 연고팀 토론토는 30개 구단 중 유일한 캐나다 팀이지만 더 따듯한 곳에서 훈련을 하기 위해 더니든에 머물던 게 화가 됐다. 캐나다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미국을 제외한 외국인 전면 입국 금지 정책을 펴면서 갈 곳을 잃게 된 것.

당초 더니든에 머물고 있는 토론토 1군 선수는 류현진 포함 3명이었으나 25일 야마구치 순이 길어지는 개막 연기에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며 더욱 외로움이 커지게 됐다. 이제 남은 건 류현진과 라파엘 돌리스(도미니카공화국)뿐이다.

 

토론토는 25일 류현진의 생일을 맞아 구단 트위터에 사진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트위터 캡처]

 

물론 더니든이 기후에선 훈련에 더욱 적합한 곳일 수 있다. 류현진에게도 익숙한 공간이다. 다만 날이 점점 풀리고 있고 동료들 없이 제대로 된 훈련을 펼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 사태의 진정을 바라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최소 2개월 가량 현재와 같은 생활을 이어가야 하기에 한국행도 고려할 법하지만 아내 배지현 씨의 출산이 임박해 장시간 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선택의 폭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캐나다가 외국인 입국 정책을 완화해 토론토로 돌아가는 게 최선의 방법이지만 이 또한 언제쯤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4년 8000만 달러(972억 원)의 FA 대박을 터뜨린 류현진이지만 경기 수 축소가 불가피해지며 연봉 삭감도 예상된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또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광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심경을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상황은 좋지 않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길어지는 개막 연기에 노심초사하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더니든에 머물고 있는데, 귀국을 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류현진에 비해 팀 내 위상이 크지 않아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 언제 리그가 개막할지 확신할 수 없어 자리를 지키며 몸 상태를 유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힘든 상황을 알렸던 그다. “나한테만 불행한 것만 같은 시기”라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수 없이 되뇌어도 위로가 되질 않는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일상 생활부터 반복되는 훈련까지 쉽지 않은 상황이다. CDC의 권고는 단순 개막의 연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팀 훈련 등까지 이뤄지지 못하는 조치이기 때문. 외롭게 생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들의 2020년 시작이 험난하기만 하다. 많은 역경을 이겨냈던 둘이다. 모두에게 비슷한 어려움인 만큼 이번에도 보란 듯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야구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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