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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토트넘의 선택, 맨유-맨시티와 대조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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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토트넘의 선택, 맨유-맨시티와 대조 [EPL]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4.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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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티켓 판매가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많은 유럽 대형 클럽들이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유럽 챔피언' 리버풀도 예외는 아니다. 리버풀이 일부 직원들의 '일시 해고'를 발표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리버풀이 코로나19 여파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일정이 중단돼 생긴 금전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일부 직원들을 일시 해고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구단은 “리그 중단으로 영향 받는 일부 직원들을 휴직시켰다. 일시 해고된 직원들의 급여는 100% 지급된다. 재정적인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 밝혔다.

리버풀은 지난 2월 발표한 매출이 5억3300만 파운드(8137억 원)에 달할 만큼 부유한 구단으로 알려져 있어 더 충격적이다. 이 같은 결정에 제이미 캐러거 등 구단 ‘레전드’는 물론 많은 이들이 리버풀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해 막대한 수입을 올린 리버풀이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압박 속에 직원들을 일시 해고한다고 발표해 비판받고 있다. [사진=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캡처]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역시 임직원 550명의 4~5월 급여를 20% 삭감했다. 뉴캐슬과 본머스도 일부 직원들을 일시 해고했고, 리버풀도 이 흐름에 동승했다.

일시 해고된 직원들 급여의 80%는 정부 보조금으로 충당되고, 나머지 20%는 구단이 책임진다. 문제는 정부 보조금 제도가 재정이 어려운 구단을 위한 마련됐다는 점이다. 리버풀 같은 부자 구단을 위한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리버풀은 지난 2월 매출액 5억3300만 파운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에이전트에게 지급한 수수료만 4300만 파운드(648억 원)에 달한다”며 꼬집었다.

리버풀에서만 17시즌을 뛰고 은퇴한 캐러거는 트위터를 통해 “위르겐 클롭 감독이 코로나19 사태 시작 시점에 깊은 연민을 보여줬고, 1군 선수들은 임금 삭감에 동참했다”면서도 “(이번 결정으로) 그런 모든 존경과 선의가 사라졌다”며 통탄했다.

리버풀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스탠 콜리모어도 SNS에 “일시 해고는 중소 구단들을 위한 조치”라며 “모든 EPL 클럽 구단주들은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고, 치솟는 구단의 가치로 돈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의 일부 토트넘 팬들은 다니엘 레비(사진) 회장이 임금을 더 깎고, 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역시 직원 임금 삭감을 선언한 뒤 강하게 비판받고 있다.

3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토트넘 서포터스 그룹은 “레비 회장이 임금 삭감에 더 동참하고, 기부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비 회장은 연봉 700만 파운드(107억 원)를 받고 있고, 지난해 보너스로만 300만 파운드(46억 원)를 챙겼다.

해리 레드냅 토트넘 전 감독도 레비 회장 등 수뇌부와 선수단의 연봉이 높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구단 내 고연봉자들이 임금 삭감 정책에서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리버풀과 토트넘의 행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의 선택과 대조된다.

5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맨시티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경기와 상관 없는 직원들의 임금까지 100%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맨유도 지난달 공식 채널을 통해 “코로나19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정상 지불하겠다”고 발표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리버풀과 토트넘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아쉬움이 따르는 선택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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