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3:09 (목)
산체스 '난 돈만 받으면 돼', 맨유 깊어지는 고민
상태바
산체스 '난 돈만 받으면 돼', 맨유 깊어지는 고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4.08 1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때 ‘메없산왕(메시가 없으면 산체스가 왕)’이라고 불릴 만큼 위세가 대단했던 알렉시스 산체스(33)는 어느 순간 조롱의 대상이 됐다. 2018년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으며 주급 7억 원을 받게 됐지만 제 활약을 못하며 ‘77ㅓ억’이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다. 7억 원을 꿀꺽 삼키는 ‘먹튀’라는 뜻이었다.

누구를 탓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바르셀로나, 아스날을 거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던 그지만 맨유에선 완전히 달랐다. 2시즌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경기 3골에 그쳤다.

문제는 그럼에도 아직까지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영화 타짜에서 “난 돈만 받으면 되니까”라는 명대사를 남긴 너구리 형사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돈에 대한 집착만 크다.

 

알렉시스 산체스가 올 여름 다시 맨유로 복귀할 전망이다. 임대로 떠났던 인터 밀란에서도 부진하며 맨유가 다시 고액 연봉을 전부 부담해야 할 판이다. [사진=EPA/연합뉴스]

 

글로벌 스포츠매체 ESPN은 8일(한국시간) “산체스는 맨유를 떠나기보다 잔류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적할 경우 주급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맨유를 떠나고 싶지만 계약이 만료된 후 새로운 팀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체스는 올 시즌 인터 밀란에서 임대생활을 하고 있다. 맨유는 연봉 절반 가까이를 보조하면서까지 산체스를 인터밀란으로 보냈다. 부활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지만 그만큼 전력 외로 분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맨유의 바람과 달리 산체스는 인터 밀란에서도 부활하지 못했다. 인터 밀란으로서도 완전영입은커녕 임대 연장도 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 게 현실이다.

결국 맨유는 다시 산체스를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클래스가 있었던 선수라고는 하지만 3시즌 연속 부진했기에 부활에 기대감을 갖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리그 9경기에서 1골 2도움으로 부진했다.

산체스와 맨유의 남은 계약 기간은 2년. 이적당시 누구보다 큰 기대를 받았던 그지만 이젠 골칫덩이일 뿐이다.

ESPN은 “1군에 남아도 출전 기회를 받진 못할 것”이라며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도 공격진 강화를 위해 제이든 산초, 잭 그릴리쉬 등을 영입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으로만 나서면 펄펄 날던 산체스지만 올 여름 코파아메리카가 1년 연기되며 이 기회마저도 놓치게 된 그다. [사진=EPA/연합뉴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몸값이 비싼 산체스를 사려고 하는 팀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에만 가면 선전하는 산체스이기에 올 여름 열릴 예정이었던 2020 코파아메리카 효과를 노려볼 만 했지만 대회가 미뤄지며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매체는 “맨유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산체스를 영입할 팀을 찾는 건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솔샤르 감독도 다음 시즌 산체스와 함께해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구단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솔샤르 감독은 산체스와 자리가 겹치는 공격수들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산체스의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출전 기회가 간절하다면 욕심을 버리면 된다. 선수로서 많은 연봉을 포기하는 것이 쉬운 일도, 당연시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욕심을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이젠 적지 않은 나이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던 산체스라고 해도 길어지는 부진을 탈출하는 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욕심을 내려놓고 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곳에서 뛰어야 한다. 맨유와 남은 2년 계약 기간을 다 채운다면 돈방석에는 오를 수 있지만 그 후 새 팀을 찾고 부활을 기약하는 건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