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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고통 카가와, 산초 노리는 맨유 '못 먹어도 3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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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고통 카가와, 산초 노리는 맨유 '못 먹어도 3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4.17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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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희망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목표는 여전히 높다. 알렉스 퍼거슨 체제와 같은 왕권 탈환을 위해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큰 돈을 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퍼거슨 시대 이후 맨유의 영입은 성공보단 실패가 더 많았다. 신중론이 대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 풋볼런던은 최근 맨유의 영입 리스트에 오른 제이든 산초(20·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결코 웃을 수 없는 카가와 신지(31·레알 사라고사)를 떠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가와 신지는 많은 기대 속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지만 실망만 남긴 채 친정팀 도르트문트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 [사진=AP/연합뉴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이후 맨유는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진출은커녕 유로파리그에 나서는 것도 장담할 수 없는 팀으로 전락했다. 아쉬운 이적시장 행보도 한 몫 했다.

앙헬 디 마리아(파리생제르맹), 멤피스 데파이(올림피크 리옹), 헨리크 미키타리안(아스날), 알렉시스 산체스(인터밀란 임대) 등 굵직굵직한 이름의 선수들이 모두 오랜 기간 머물지 못하고 팀을 떠난 것만 보더라도 맨유의 지난 몇 년간 영입 성적표가 어땠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엔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해리 매과이어, 아론 완 비사카의 연이은 영입이 성공적으로 거듭나며 희망을 키워가고 있었다.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권에 진입하고 있던 중 리그가 중단된 게 아쉬울 따름이다.

시즌 재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맨유의 기대는 현재 진행형이다. 다음 시즌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훌륭한 영입이 팀 전력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느낀 올 시즌이었다.

 

세계가 주목하는 기대주 도르트문트 제이든 산초(가운데)에 대한 맨유 등의 관심이 높다. 다만 유사한 실패 사례가 있어 맨유로서는 우려가 따른다. [사진=EPA/연합뉴스]

 

맨유가 바라보는 자원 중 하나는 산초다. 앞서 현지 언론이 전한 산초의 예상 이적료는 1억3000만 유로(1726억 원)에 달하지만 맨유는 기꺼이 이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 시티 유스 출신인 산초는 2017년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뒤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 시즌엔 분데스리가에서 12골 14도움, 올 시즌엔 23경기 만에 14골 15도움으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왕조 재건을 위한 큰 그림의 중심에 산초를 넣어두고 행복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맨유다. 산초가 축구계에서 손꼽히는 영건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만 풋볼런던은 과거의 실패를 통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분데스리가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보이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후 씁쓸한 결과를 낳은 두 선수를 소개했는데 하나는 카가와고 다른 하나는 미키타리안이었다. 공교롭게도 둘의 친정팀은 모두 도르트문트였는데, 맨유 입단 직전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카가와는 13골(1도움)을 작렬했고 미키타리안은 도움왕(11골 16도움)을 차지했다.

풋볼런던은 둘이 산초와 유사한 사례라며 큰 기대 속에 맨유에 입성했지만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고 전했다.

 

헨리크 미키타리안 또한 카가와와 마찬가지로 분데스리가와 도르트문트발 실패 사례로 손꼽힌다. [사진=AP/연합뉴스]

 

카가와는 퍼거슨 감독 시절 영입됐는데, 당시엔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많이 기용되며 해트트릭을 작성하기도 했지만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카가와는 2013~2014시즌 18경기 출전에 그쳤고 골은 없었다. 결국 다음 시즌 손해를 보고 친정팀 도르트문트로 되팔 수밖에 없었다.

감독의 활용의 문제도 있었지만 풋볼런던은 두 리그와 팀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도르트문트는 지치지 않고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팀인 반면 맨유는 빠른 빌드업과 오프더볼 움직임을 지니지만 도르트문트 만큼 공격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미키타리안 또한 많은 맨유 유니폼을 입고 남긴 성적표는 초라했다. 조세 무리뉴 당시 맨유 감독은 “EPL에 꼭 맞는 선수”라며 그를 데려왔지만 맨유에서 특별한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알렉시스 산체스와 스왑딜 됐다고 전했다.

물론 산초가 이들과 같을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산초는 카가와, 미키타리안에 비해 탁월한 스피드를 갖고 있고 보다 어린 나이로 적응에 수월할 수 있다.

다만 분데스리가에서 EPL로 이적한 것뿐 아니라 둘 모두 도르트문트에서 맨유로 와 씁쓸함을 남긴 채 떠난 이들이라는 점에서 산초의 경우와 대비해 볼만 하다. 맨유로서도 괜히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는 기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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