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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천국과 지옥 맛본 아스널, 이제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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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천국과 지옥 맛본 아스널, 이제는 어디로?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4.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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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기약 없는 기다림이란 표현만큼 유럽축구를 기다리는 축구팬들의 심정을 잘 헤아린 말이 있을까. 유럽에 퍼진 코로나19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 리그가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후 어떻게든 시즌은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리그가 재개되기 전에 지금까지 이어진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EPL)를 미리 복습해보고자 한다.

첫 시작은 아스널이다. 이번 시즌 아스널은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다. 이적시장을 착실하게 보내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아스널호는 중위권까지 성적이 추락했다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 출발만 좋았던 중위권 직행열차

아스널 팬들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이 끝난 뒤 쾌재를 불렀다. 보강이 필요했던 포지션에 적절한 선수들이 영입됐기 때문이다. 속도와 득점력을 더해줄 니콜라스 페페, 아론 램지의 빈자리를 채워줄 다니 세바요스, EPL에서 경험 많은 다비드 루이즈, 나초 몬레알 공백을 메울 키어런 티어니 등이다. 현지 언론들은 아스널 전력을 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선수단이라며 ‘A+’이란 평가를 내렸다.

이적시장에서 받아든 ‘A+’는 오래가지 못했다. 리그 개막 후 2연승을 달렸지만 거기까지였다. 전력을 보강한 만큼 결과가 따르지 않았다. 곧바로 화살은 우나이 에메리 감독한테 돌아갔다. 아스널은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전술과 선발명단으로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심지어 전술이 선수들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올 정도였다.

역효과들은 해결되지 않은 채 쌓이기 시작했다. 그 정점은 지난 10월 그라니트 샤카의 욕설 파문이었다. 당시 샤카는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리그 10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홈경기에서 팬들이 교체돼 나가는 샤카를 향해 가족을 향한 욕설을 퍼붓자 샤카가 화를 주체하지 못한 것이다.

샤카가 곧바로 사과문을 게시하며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아스널은 내리 7경기를 승리하지 못했다. 결과는 에메리 감독 경질.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스널 레전드 출신 프레드리크 융베리가 감독대행으로 나섰지만 효과는 없었다. 융베리 체제도 6경기 중 단 1승만 거두며 아스널은 10위권으로 떨어졌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가 리그 절반을 돌았을 시점에 평가한 아스널은 EPL 20팀 중 제일 낮은 ‘D’였다. 내려갈 때까지 내려간 아스널은 모험수를 던지게 된다.

# 레전드의 귀한, 그리고 반등

모험수는 아스널 레전드인 미켈 아르테타였다. 맨체스터 시티 수석코치로 활동 중인 아르테타가 아스널 소방수로 돌아온 것이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38살이란 젊은 나이에 과르디올라의 오른팔 역할을 맡을 정도로 전술 능력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감독으로서의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첫 두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삐걱거렸지만 기우였다. 아르테타가 본인이 가진 전술적 지향점과 선수들이 가진 장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활용하자 아스널 특유의 패스 플레이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에메리 체제에서 제일 문제시 됐던 후방 빌드업은 비약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부진에 빠진 선수들도 점차 실력을 되찾았다.

문제는 달라진 경기력만큼 승점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아르테타 감독의 전술로도 피에르 오바메양의 득점력에만 의존하는 공격과 불안한 수비는 감출 수 없었다. 변곡점은 화력이 폭발했던 지난 26라운드 뉴캐슬과의 경기였다. 오랜만에 공격진이 터지면서 흐름을 타며 아스널은 이후 2승을 더 추가했다. 아직 순위는 9위지만 UCL 진출 희망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영혼의 듀오인 오바메양(상)과 라카제트(하)의 성적은 너무나 다르다 [사진출처=아스널 공식 SNS]
영혼의 듀오인 오바메양(상)과 라카제트(하)의 성적은 너무나 다르다 [사진출처=아스널 공식 SNS]

# 올해의 선수

연이은 선방쇼를 보인 베튼트 레노에게는 미안하지만 올해의 선수는 오바메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승리를 차지할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오바메양 혼자서 아스널의 리그 40골 중 절반에 가까운 17골을 책임졌다. 라카제트와 외질 그리고 페페까지 부진한 지금 아스널에 오바메양은 절대적인 존재다.

# 부진한 선수 예상

이 또한 선정하기 어려웠다. 7,200만 파운드(약 1090억 원)란 거금으로 데려온 페페, 팀 내 최고연봉인 외질도 후보에 오르지만 결국 라카제트 가능성이 다소 높지 않을까. 20경기 7골 3도움이란 기록은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경기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오바메양과 영혼의 듀오를 이루던 지난 시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아스널 차후 일정
아스널 차후 일정

# UCL 진출 가능성은, 글쎄?

남은 일정이 정말로 쉽지 않다. 14위로 강등권에서 확실히 벗어났다고 볼 수 있는 사우샘프턴을 제외하면 모두 4위권 팀들이나 강등권 팀을 만나게 된다. 리그 막판 강등권 팀들이 저력을 발휘해 상위권 팀들을 잡아내는 경우는 수없이 많이 있어왔다. 이번 시즌 수비불안을 노출하고 있는 아스널이 강등권 팀들의 제물이 되는 순간 UCL 진출 희망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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