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7:51 (화)
곰 선발진 숨통 틔운 '이닝이터' 김수완의 재발견
상태바
곰 선발진 숨통 틔운 '이닝이터' 김수완의 재발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09 1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37일만에 6이닝 이상 투구…구멍난 선발진에 큰 힘 되다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기대 이상의 피칭이다. 두산 우완투수 김수완(26)이 긴 이닝을 끌어주며 불펜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2년 만의 선발 등판에서 호투하며 선발진이 구멍난 두산에 큰 힘이 됐다. 아울러 롯데 소속이던 2013년 5월 3일 삼성전에서 6이닝을 소화한 이후 737일 만에 6이닝 이상 책임졌다.

김수완은 9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잠실 한화전에서 6⅓이닝 동안 8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역시 737일 만에 달성한 김수완이다.

상대 선발 송은범 역시 호투하고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그동안 선발로 나오면서 이닝 소화력이 부족했던 단점을 단번에 개선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 김수완이 한화전에서 737일만에 6이닝 이상을 소화,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줬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김수완이 긴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감독은 “요즘 불펜 소모가 많았기 때문에 김수완이 최대한 길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김수완은 김태형 감독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2루타를 맞은 뒤 1사 후 김경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최진행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아 첫 실점을 기록한 김수완은 1사 1, 2루에서 이종환에게 1타점 2루 땅볼을 허용, 2점째를 헌납했다.

예년과 같았으면 그대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았다. 김수완은 그간 등판에서 점수를 뺏기면 와르르 주저앉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그가 불펜으로 강등된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주자를 허용하더라도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매조지했다. 2회 2사 2루에서 이용규를 1루 땅볼, 3회 2사 1, 2루에서 조인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처리하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4회 2사 1, 2루 위기도 거뜬히 이겨냈다.

상승세를 탄 김수완은 5회와 6회를 나란히 삼자범퇴로 마감했다. 특히 6회 1사 후 김회성과 한상훈을 삼진으로 연속 제압하며 힘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위용을 보였다.

2012년까지 67㎏에 불과했던 몸무게를 이듬해 75㎏까지 불린 이후 공에도 힘이 생겼다. 시속 140㎞ 초반에 머물렀던 속구 최고구속을 이날은 145㎞까지 높였다. 속구 구속이 좋아지니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도 배가됐다. 김수완은 포크볼을 결정구로 뿌리며 재미를 톡톡히 봤다.

경기 후 김수완은 “(양)의지형의 리드가 좋았고 직구와 포크볼이 잘 들어갔다. 롯데서 이적한 뒤 많이 기대해주셨는데 부응하지 못해 죄송했다. 오늘을 계기로 더 좋은 면모를 보여드리려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오랜만에 나온 수완이가 호투했고 중간으로 나온 어린 투수가 기죽지 않고 최선을 다해 던졌다”며 “타자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준 게 승인이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선발진 중 장원준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진야곱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지 못하면서 앞문에 비상이 걸렸다. 이때 김수완이 혜성처럼 나타나 6이닝 이상을 책임져주면서 활로를 찾았다. 이날 승패와 관계없이 ‘김수완의 재발견’이라는 든든한 성과물을 수확한 두산이다.

syl015@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