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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김우진 명작 희곡 '이영녀' 첫 무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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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김우진 명작 희곡 '이영녀' 첫 무대화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5.0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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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근대 희곡의 거목으로 불리는 극작가 김우진(1897~1926)의 '이영녀'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진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근현대희곡의 재발견' 무대를 통해 김우진의 명작 '이영녀'를  2~31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상연한다.

1925년 발표된 이 작품은 김 작가가 살던 목포 유달산 밑의 사창가를 배경으로 빈민층의 처참한 생활상을 그렸다. 빈곤을 소재로 하면서도 여성의 주체적 삶을 다룬 점이 인상적이다.

세 아이의 엄마 이영녀는 남편이 가출해 살길이 막막해지자 생계유지를 위해서 안숙이네 집에서 창녀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성매매로 감옥에 갇히고, 교화 프로그램의 일종으로 동네 유지인 강참판의 집에서 기거하며 그가 소유한 공장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한다.

▲ 국립극단이 근대 희곡의 거장 김우진의 대표작 '이영녀'를 무대에 올린다.

하지만 공장 관리인의 착취와 강참판의 성희롱에 반발하다 쫒겨난다. 남편마저 외딴 섬 감옥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이영녀는 야성적인 동거남 유서방과 혼인하지만, 폭행에 시달리다 급격히 쇠약해지고 결국 영양실조까지 겹쳐 병석에 눕는다.

극에서 이영녀는 가부장제 가치에 억압받으면서도 성의 권리와 인권에 대한 용감한 주장을 온몸으로 펼친다. 여성해방의 맹아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립극단은 "주인공의 삶을 통해 당대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면서도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자각이라는 주제를 사실주의 방법으로 다룬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주의 장막극"이라면서 "길이 남을 명작이지만 희곡이 쓰인 후 세기를 넘기도록 정식으로 공연된 적이 없다"고 했다.

극단 풍경의 박정희 대표가 연출을 맡은 '이영녀'는 내레이터가 등장해 등장 인물을 설명하는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된다. 남미정, 김정호, 문경희, 김정은 출연. 공연 문의: 1688-5966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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