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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브루노가 바꿔놓은 맨유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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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브루노가 바꿔놓은 맨유 결말은?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4.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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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기약 없는 기다림이란 표현만큼 유럽축구를 기다리는 축구팬들의 심정을 잘 헤아린 말이 있을까. 유럽에 퍼진 코로나19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 리그가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후 어떻게든 시즌은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리그가 재개되기 전에 지금까지 이어진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EPL)를 미리 복습해보고자 한다.

축구가 팀스포츠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선수가 승패를 좌우할 수는 있어도 팀의 운명까지 바꿔놓는 경우는 흔치 않다. 2019-20시즌 맨유는 흔하지 않은 쪽에 속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영입 후 맨유는 전반기와 완벽히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 우여곡절 많은 시즌 초반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위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해리 매과이어와 아론 완 비사카를 영입하며 수비보강에 힘썼다. 하지만 로멜루 루카쿠와 알렉시스 산체스를 인터 밀란으로 보내면서 공격진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우려로 남았다. 파괴력을 더하기 위해 유벤투스에서 파울로 디발라를 데려오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끝내 실패했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첼시를 4-0으로 잡아내며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팬들 우려는 현실이 됐다. 3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에 1-2 충격 패를 당한 것부터 시작이었다.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해 줄 폴 포그바까지 시즌 초반부터 장기 부상으로 빠지자 상대가 내려섰을 때 뚫어내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유스 출신인 스콧 맥토미니와 마커스 래쉬포드가 각각 중원과 공격에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모든 시선은 감독에게 향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뒤 성적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전 토트넘 감독)와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전 유벤투스 감독)가 차기 맨유 감독으로 부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질 정도였다.

10위까지 떨어지며 중위권을 허덕이던 맨유가 분위기를 반전한 건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 후였다. 사실 맨유는 이번 시즌 리버풀이 왓포드에 패배하기 전까지 리버풀 연승행진에 유일하게 제동을 건 팀이었다. 약팀을 뚫어내지 못하지만 강팀 상대로는 잘하는 전형적인 ‘의적’다운 모습이었다. 점점 리듬을 찾아가면서도 등락을 거듭하던 맨유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반전을 노렸다.

# 반전 성공, 브루노 페르난데스

반전 카드는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6000만 파운드(약 910억 원)에 데려온 브루노 페르난데스였다. 전반기 맨유는 4-2-3-1 포메이션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오는 제시 린가드나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부진하며 공격 실마리를 찾지 못했는데, 브루노는 달랐다. 팀에 부족하던 창의성을 불어넣었고 적응 기간도 없이 곧바로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최악의 영입으로 비판받던 프레드가 중원에서 살아나고 매과이어를 중심으로 튼튼해진 수비진도 한몫했다. 브루노 영입 후 팀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특히 라이벌 맨시티를 올드 트래포드에서 완벽히 제압하며 2-0으로 이긴 경기는 이번 시즌 하이라이트였다.

새롭게 이적해오자마자 브루노는 EPL 2월의 선수상을 받으며 승승장구했고 맨유는 브루노 영입 후 치른 리그 5경기에서 3승 2무를 거두며 4위 첼시를 바짝 추격했다. 리그 포함 최근 10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던 맨유는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 올해의 선수 예상

맨유 올해의 선수 후보인 매과이어(좌)와 프레드(우) [사진출처=맨유 공식 SNS]
맨유 올해의 선수 후보인 매과이어(좌)와 프레드(우) [사진출처=맨유 공식 SNS]

매과이어와 프레드 2파전으로 굳어질 모양이다. 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선수가 브루노라면 매과이어와 프레드는 각각 수비와 중원에서 지지대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매과이어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에서 진행한 팬 투표에선 프레드가 앞섰다.

# 부진한 선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린가드 [사진출처=맨유 공식 SNS]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린가드 [사진출처=맨유 공식 SNS]

제시 린가드다. 팀 득점의 중심이 되어야 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리그 20경기 동안 공격포인트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시즌 중반 맨유 팬들이 포그바 이적 문제로 싫어하는 미노 라이올라로 에이전트를 교체하면서 더 팬심을 잃었다. 다가올 이적시장에서 방출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 의적 본능만 사라진다면?

남은 경기 상대를 보면 4위 첼시를 따라잡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맨유 콘셉트인 ‘의적’본능을 생각하면 또 모른다. 강등권에 속한 팀들과 4번이나 맞붙는 만큼 해당 경기에서 승점을 확실하게 가져와야 한다. 포그바와 브루노가 공존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면 UCL 진출 티켓을 따낼 수도 있어 보인다.

 

[미리 보는 EPL 결산 시리즈]

1. 천국과 지옥 맛본 아스널, 이제는 어디로?

2. 포체티노에서 무리뉴로, 새 시대 열린 토트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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