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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국가대표의 일탈과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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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국가대표의 일탈과 책임감
  • 스포츠Q
  • 승인 2020.05.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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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구자영 칼럼니스트]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스포츠 메가이벤트 때마다 국가대표의 활약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특히 힘든 훈련 과정과 선수 개인의 스토리는 어떠한 고난과 역경 가운데서도 이겨낼 수 있다는 기대를 주기에 충분했다. 

◆ 희망과 기대를 주는 국가대표 

경제위기로 한참 힘든 시기를 보낸 1990년 중·후반이 대표적이다. 맨발 투혼으로 메이저대회 US오픈 여자골프에서 정상을 차지한 박세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박찬호 덕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이겨낼 수 있었다.

2009년 1월, 국가대표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는 박찬호. [사진=연합뉴스] 

아마추어 선수들은 국제무대를 누비는 선배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꿈을 키울 수 있었다. 이는 스포츠가 갖는 장점이다. 전 국민을 하나로 묶는 화합의 매개체로서 매우 효과적이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의 성공 개최와 4강 신화, 1988 서울서부터 2018 평창에 이르기까지 올림픽에서의 퍼포먼스는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미디어의 발달은 스포츠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다. 스타들은 개인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일상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각 종목 대표선수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상황이 극도로 악화됐다. 실업자와 무급 휴직자가 무수히 증가하는 최악의 상황은 체육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제, 국내대회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그럼에도 국가대표는 진천선수촌에서 묵묵히 땀을 흘린다.

◆ 대표선수의 일탈 

최근 진천선수촌에서 불미스런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태권도 국가대표 몇 명이 치료와 재활을 위해 외출한 뒤 외부 식당에서 술을 마신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 가운데 2018년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가 포함돼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술을 마신 선수들 가운데 미성년자가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대표선수 관리체계의 허술함, 국가대표의 책임감도덕성 결여가 드러났다. 

아마추어 종목 대표선수 뿐만이 아니다. 유명 프로선수의 음주운전, (성)폭행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운동선수들의 일탈은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이런 일탈은 대체 왜 계속 발생하는 걸까. 

태권도 국가대표의 일탈. [사진=KBS스포츠 캡처]

◆ 승리지상주의 중심의 문화

학생선수에겐 개인 성적뿐 아니라 팀 성적이 필수적이다. 진학과 진로를 위해 많은 시간을 훈련에 투자해야 하는데 기량 향상을 위해 개인의 많은 걸 희생하고 포기해야 한다. 이러한 스포츠계의 문화는 승리지상주의로 변질됐다. 아마추어가 누려야 할 기본적인 교육이 배제된 채 '운동하는 기계'로 전락하고 말았다. 

근래 들어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이 제도적 정비로 스포츠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고 향상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간에 수정되거나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1월 쇼트트랙 심석희의 '위대한 고백'은 충격적이었다. 정부 차원에서 구성된 스포츠인권위원회가 전수조사해 내놓은 보고서는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1등주의'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도덕적, 윤리적, 인권적 함양이 무지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 국가대표의 위치

국가대표는 ‘스포츠나 기술 등의 분야에서 일정한 심사를 거쳐 선발되어 다른 나라와의 경기에서 자기 나라를 대표하여 출전하는 사람’이라 정의된다. 국가나 사회를 위해 공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란 뜻의 '공인'이라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국제대회에서의 국가 이미지 제고, 국민 화합을 위한 성적 이전에 국가대표로서 기본 소양과 인성을 갖춰야 한다. 나아가 대표선수로서 국민의 기대와 희망을 저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체육회 경기단체 중심의 체계적 관리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가대표는 책임감을 갖춰야 한다. 

 

구자영(연세대학교)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스포츠문화연구소 운영위원
-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체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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