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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첼시 유치원, 웃기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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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첼시 유치원, 웃기엔 아직 이르다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5.06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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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기약 없는 기다림이란 표현만큼 유럽축구를 기다리는 축구팬들의 심정을 잘 헤아린 말이 있을까. 유럽에 퍼진 코로나19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 리그가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후 어떻게든 시즌은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리그가 재개되기 전에 지금까지 이어진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EPL)를 미리 복습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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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EPL 빅클럽 중 가장 우려가 많은 팀이었다. 감독 경력이 1시즌밖에 없는 프랭크 램파드를, 선수 영입 금지로 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사령탑으로 앉혔다. 선수 보강도 없이 램파드 감독이 첼시를 4위까지 올려놨다는 점은 기대 이상의 시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직 단정하긴 이른 상황이다.

# 램파드 유치원의 활약

램파드라는 전설의 귀환은 수많은 축구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지만 ‘감독’ 램파드 앞에 놓인 숙제들이 많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영입금지를 당한 상황에서 에당 아자르 공백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부터 문제였다. 램파드 전술과 첼시 선수단의 조화에 대한 우려를 보내는 시선도 존재했다. 램파드는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감독이지만 첼시는 지금까지 공격보단 수비에 강점이 있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램파드는 초짜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첼시라는 거함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부터 입증해야 했다.

첼시는 개막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4로 패배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매가 약이 됐다. 6라운드까지 등락을 겪으면서 램파드 감독은 현 선수단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전술을 100%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램파드 감독은 점차 첼시 선수단의 특성과 자신의 전술 사이에 타협점을 찾아내는 융통성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 융통성이 제대로 적중하면서 첼시는 6연승을 달렸다.

램파드는 타미 에이브라함, 메이슨 마운트, 피카요 토모리 등 유스에서 성장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는데, 어린 선수들이 제몫을 해준 게 첼시에 큰 도움이 됐다. 클린 시트를 하는 경기가 적었지만 실점은 과감한 램파드 전술에서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존재했다. 하지만 점차 여름 이적시장에서 보강을 하지 못한 대가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 체력, 부상, 그리고 코로나

무 영입의 대가는 선수들의 체력 고갈이었다. 램파드 전술은 선수들에게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데 휴식을 취하지 못한 선수들이 점점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기 시작했다. 피로도가 증가하면서 일부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게 된다.

첼시는 크리스티안 퓰리시치와 은골로 캉테부터 시작해 에이브라함과 마운트까지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 유지가 힘들어졌다. 에당 아자르의 공백도 어린 선수들의 신선함으로 채우는 중이었지만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공격에서 해결해주지 못하자 안정감이 없던 수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많은 전문가들은 첼시가 영입금지 징계가 풀리면서 겨울 이적시장에서 보강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선수들 이적설이 나왔지만 첼시는 아무도 영입하지 않았다. 고비마다 첼시는 램파드의 전술 변화로 위기를 넘겼지만 근본적인 체력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골키퍼 최고 이적료로 데려온 케파가 부진에 빠지면서 수비가 더 불안해졌다.

계속해서 이기고 지는 흐름을 반복한 첼시는 결국 4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졌다. 현재 5위 맨유와의 승점 차는 3에 불과하다. 6위 울버햄튼과 7위 세필드 유나이티드 추격도 무시할 수 없다. 다행히도 벤치로 밀려나있던 올리비에 지루, 마르코스 알론소의 활약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상황에서 리그가 중단됐다는 점은 첼시 입장에선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 올해의 선수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쳐준 코바시치 [사진출처=첼시 공식 SNS]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쳐준 코바시치 [사진출처=첼시 공식 SNS]

첼시 올해의 선수는 코바시치가 유력하다. 코바시치는 후방에서 볼을 받아 전방으로 전진시키며 살림꾼 역할을 수행했는데, 코바시치 활약 덕에 흔들렸던 첼시 수비가 그나마 덜 부각됐다고 볼 수 있다. 공격진들이 앞에서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바시치는 꾸준함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

# 부진한 선수

부진했던 오도이는 재개 후 활약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첼시 공식 SNS]
부진했던 오도이는 재개 후 활약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첼시 공식 SNS]

칼럼 허드슨-오도이가 ‘부진’이란 꼬리표를 이번 시즌 안에 뗄 수 있을까. 아직 19살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현재 상당한 고액 주급자다. 받는 주급을 생각하면 나올 때마다 좋은 활약을 해줘야하는 선수다. 첼시가 2선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도이 부진은 뼈아팠다. 미래가 기대된다고 해도 오도이는 첼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 삐끗하면 날아가는 UCL 진출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위해 첼시 자리를 노리는 팀이 많다. 5위 맨유부터 9위 아스널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코로나 19로 선수단 체력이 비축된 점은 긍정적인 요소지만 모든 팀도 똑같은 혜택을 누렸다. 상승세인 맨유와 승점 3차로 절대로 방심할 수 없다. 삐끗하는 순간 UCL 진출권이 날아갈 수 있다. 리그 막판 세필드-노리치-리버풀-울버햄튼으로 이어지는 리그 막판 레이스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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