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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늘어난 대포, 공인구 그대로라는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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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늘어난 대포, 공인구 그대로라는데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5.07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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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경기당 1.5개 → 2.2개.

시즌 초반 홈런포가 쏟아지고 있다. 표본이 적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KBO는 극심한 타고투저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공인구 반발계수를 조정했다. 이로 인해 2018년 1756개, 경기당 2.44개에 달했던 홈런은 지난해 1014개, 경기당 1.41개로 급락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10경기만 보면 지난해와는 또 다른 양상이다. 홈런포 증가의 이유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지난해 부진을 겪었던 SK 와이번스 한동민(오른쪽)이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고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선수들의 적응이 주된 이유로 손꼽힌다. 반발 계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엔 선수들이 충분히 이에 맞춰 준비를 하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과 SK 와이번스 한동민이 대표적이었는데, 둘은 2018년 각각 44개, 41개의 아치를 그리며 이 부문 1위와 5위에 올랐는데, 지난해엔 15개와 12개로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났다.

물론 이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박병호(43→33), 최정(35→29), 멜 로하스 주니어(43→24) 등 대체로 영향을 받았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거포들의 자세는 달랐다. 이를 갈은 건 물론이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키웠다. 타격자세에 변화를 준 이들도 있었다.

 

2018년 홈런왕에 오르고 지난해 3분의 1토막 난 대포로 아쉬움을 남겼던 두산 베어스 김재환도 개막전부터 아치를 그리며 반등을 예고했다. [사진=스포츠Q DB]

 

개막 연기 변수도 있었다. 3월말 개막 예정이었던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5일에서야 드디어 시작하게 됐는데, 선수들도 페이스 조절에 애를 먹었다.

특히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시범경기를 통해 몸 상태를 완성시키는 투수들에겐 최악의 상황이었다. 투구수를 늘려가며 차츰차츰 몸을 만들었지만 3주 이상 제대로 훈련을 하지도 못한 것.

타자들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는 있지만 투수에 비해 짧은 기간에 컨디션을 끌어올리기에 용이할 뿐 아니라 많지 않았던 연습경기에서도 많아야 2번까지 등판한 투수들과 달리 매 경기 나서며 타격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겨우내 타격폼을 수정한 한동민은 연습경기에 이어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거포의 귀환을 알렸다. 지난해 부진했던 김재환도 개막전부터 대포를 터뜨렸고 최형(KIA 타이거즈), 박석민(NC 다이노스),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전준우(롯데 자이언츠) 등도 일찌감치 홈런을 날리며 올 시즌을 기대케 하고 있다.

 

지난해 홈런왕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오른쪽)도 개막전에서 대포를 날렸다. [사진=연합뉴스]

 

공인구 반발계수를 재측정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즌 도중 수시로 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KBO기에 올해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직전 시즌과 반발계수에서 차이를 보일 경우 재조정하게 된다.

하지만 근거 없는 의혹만으로 상황을 해석하는 건 무리다. 앞서 언급한 부분들에 의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더욱 설득력이 높다. 또 미국 전역에 KBO리그가 중계되고 있는 현실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일 수도 있다.

관건은 시간이다. 이러한 홈런 페이스가 유지될지 5월 한 달간만 놓고 보더라도 그 추이를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투수들의 페이스가 올라오고, 표본이 많아지다보면 2018년보다는 지난해에 가까운 수치가 형성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많은 홈런을 생산해 낼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KBO리그 흥미로운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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