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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속도감 있는 축구로 팬들 갈증 날린 수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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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속도감 있는 축구로 팬들 갈증 날린 수원-대전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5.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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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수원FC(이하 수원)와 대전하나시티즌(이하 대전)이 개막전부터 빠른 공격 축구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1라운드 수원-대전의 경기는 전반 35분 안드레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 시간 터진 박용지의 역전골에 힘입은 대전이 2-1 승리를 가져갔다. 수원은 전반 17분 안병준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수비가 무너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7분 안병준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수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반 17분 안병준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수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두 팀 모두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원의 경우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울산 스카우트 겸 유스 팀 총괄 디렉터를 맡았던 김도균 감독을 선임하며 개편을 예고했다. 선수단 역시 변동이 컸다. 에이스였던 백성동을 비롯해 주전으로 활약한 김병오, 임창균 등이 팀을 떠났다. 작년 33경기 18골 1도움을 기록하며 수원 공격을 이끌었던 치솜도 중국으로 이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로니, 다닐로, 마사 등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이 영입돼 빈자리를 채웠고, 최규백과 유현, 최종환 등 알짜배기 영입이 이어지며 스쿼드 뎁스를 늘렸다.

반면 대전은 하나금융그룹이 팀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축구 특별시’의 부활과 1부 리그 승격을 위해 K리그 명장으로 꼽히는 황선홍 감독을 내세웠고, 이적 시장에서는 안드레, 바이오, 채프만 등 능력이 검증된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김동준과 박용지, 박진섭, 이슬찬 등 각 구단 주전급 선수들을 수급하며 K리그1에 버금가는 선수단을 구축했다.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양 팀 감독은 ‘빠른 축구’라는 축구 철학을 바탕으로 올 시즌 팀 색깔을 새롭게 할 것이라 공언했다. 수원 김도균 감독은 취임 당시 많이 뛰는 축구를 강조하며 “체력적인 문제를 보완해 90분 내내 11명의 선수가 빠르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대전 황선홍 감독 또한 “기본적으로는 세밀하고 빠른 축구를 추구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예상대로 수원과 대전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속도감 있는 공격 축구로 맞불을 놨다.

수원은 스위칭에 이은 짧은 패스 플레이로 상대를 몰아쳤다. 대전 수비 조직이 잘 갖춰졌음에도 안병준과 다닐로, 말로니가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단단하던 대전 수비 사이 공간이 나기 시작하자 수원 선수들은 그 공간을 이용하면서 많은 기회를 잡았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안병준이 제 역할을 잘 수행했기에 수원은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었다. 작년 부상으로 17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그는 올 시즌 절치부심한 모습이었다. 작년 활동량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 최전방과 2선을 가리지 않고 상대 수비진을 휘저었고 공격 지역에서 공을 잡으면 대전 선수들이 접근하기 전,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다. 

안병준의 활약 덕분에 선제골도 수원 몫이었다. 그가 공격 진영에서 거칠 것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자 대전 수비수들은 위험한 파울로 공격을 끊을 수밖에 없었고, 수원은 전반 초반부터 많은 세트피스 찬스를 얻었다. 앞선 두 차례의 프리킥에서 예열을 마친 안병준이 전반 17분 또 다시 키커로 나섰고, 그의 슈팅은 강하게 대전 골문을 뚫어냈다. 

일격을 당한 대전도 경기 템포를 서서히 높였다. 실점 이후 미드필더 숫자를 늘린 대전은 중원 밸런스를 맞추며 역동적인 공격 축구를 구사했다. 안드레와 박인혁, 김승섭 등이 라인을 높이기보단 2선으로 내려와서 중원을 장악해갔다. 대전 공격수들이 중원에서 빠른 전환 패스와 전진 패스를 이어가자 전반 초반 수비에 묶였던 바이오와 안드레에게도 많은 공간이 나기 시작했다. 결국 대전은 전반 35분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박인혁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안드레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종료 직전 박용지의 역전골로 승리를 챙긴 대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종료 직전 박용지의 역전골로 승리를 챙긴 대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시간이 지날수록 두 팀의 경기 속도는 점차 빨라졌고, 이에 양 팀 감독은 교체 카드도 모두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먼저 칼을 빼든 쪽은 수원이었다. 김도균 감독은 모재현과 송수영 등을 투입하며 공격에 큰 비중을 뒀다. 교체된 선수들은 양측 윙백과 함께 속도를 살렸다. 전반전엔 측면 수비수들의 오버래핑을 좀처럼 볼 수 없었지만 후반부터는 라인을 깨고 올라와 측면 숫자를 더했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공격 방향을 측면으로 바꾸고, 윙어들도 얼리 크로스를 시도하며 대전 선수들이 수비로 복귀하지 못한 틈을 타 슈팅을 연결했다.

황선홍 감독도 공격적인 교체 카드 활용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중반 투입된 정희웅과 박용지가 직선적인 움직임뿐만 아니라 넓은 시야를 가지고 그라운드를 넓게 사용하자 대전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 뒷공간을 쉽게 공략할 수 있었다. 여기에 바이오-안드레-박용지 삼각 편대가 간결한 패스를 이어가니 효과적인 공격 작업이 이뤄졌다.

두 팀은 경기 막판까지 양보 없는 속도 싸움을 펼쳤는데 결국 승점 3점을 따낸 쪽은 대전이었다. 후반 추가 시간 상대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타 박용지가 골망을 흔들었고, VAR 판독 결과 정상 플레이로 판정되며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이 장면 역시 정희웅-이슬찬-박용지로 이어지는 군더더기 없는 패스 플레이가 돋보였다.

비록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무관중으로 개막을 맞았지만 개막전이란 부담을 깨고 속도감 있는 경기력을 보여준 수원과 대전의 경기는 팬들의 ‘축구 갈증’ 일부분 해소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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