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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경남 fc 설기현 감독의 '기현볼' 기대 속에 첫 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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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경남 fc 설기현 감독의 '기현볼' 기대 속에 첫 선, 그러나?
  • 박건도 명예기자
  • 승인 2020.05.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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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Q(큐) 박건도 명예기자] '기현볼'이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

경남은 작년 시즌 K2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2018년 K리그 1에서 2위를 차지한 지 단 1년 만이었다. 조던 머치, 루크 등 굵직한 영입과 함께 창단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진출 했었기에 강등은 경남에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시즌 시작 전 경남은 절치부심했다. 황일수, 장혁진, 백성동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했다. 전력 누출도 거의 없었다. 제리치, 이광선, 하성민 등 지난 시즌 주축들도 자리를 지켰다.

프로무대 첫 선을 보인 설기현 감독[사진=경남FC 공식 홈페이지]
프로무대 첫 선을 보인 설기현 감독[사진=경남FC 공식 홈페이지]

무엇보다 기대를 한 몸에 모은 건 설기현 감독이다. 설기현 감독은 프로무대에 사령탑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성균관대 시절 지도력을 인정 받긴 했으나 프로팀 지도자 경력은 전무하다. 설 감독 부임은 K리그1 승격을 노리는 경남으로선 꽤나 파격적인 인사였다.

시즌 시작 전부터 설 감독의 '기현볼'이 수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에 경남이 선보인 축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특히 선수들 사이에서도 극찬이 이어졌다는 얘기까지 나오며 그 기대감은 배가됐다. 심지어 경남 FC가 공개한 자체 연습경기에서도 꽤나 좋은 모습을 보이며 그 환상은 현실로 이뤄지는 듯했다.

경남의 '기현볼'은 1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개막전에서 전남 드래곤즈(이하 전남)를 상대로 첫 선을 보였다.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축구 관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은 설기현 감독의 가슴 설레는 데뷔전. 하지만 팬들의 높은 기대감에 비해 '기현볼'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경남은 국내 선수로만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설기현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황일수-박창준이 전방에, 백성동과 고경민이 양쪽 날개를 책임졌다. 중원은 하성민-김규표가 포진했다. 수비진은 이재명 배승진 이광선 우주성이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손정현이 꼈다. 

경기 초반은 경남 분위기였다. 설기현 감독 특유의 빌드업 축구가 이어졌다. 골키퍼부터 시작해 중앙 수비진-미드필더-공격진까지 철저하게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전방에 배치된 선수들의 포지션은 중요치 않아 보였다.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유인해 공간을 계속 창출했다.

수비 전술 변화도 돋보였다. 경남은 이광선-배승진만 후방에 남겨둔 채 전면 압박에 나섰다. 양쪽 측면 수비수들은 마치 공격수처럼 전방에서 압박을 시도했다. 전남은 경기 초반 이에 고전했다. 

그러나 경남의 주도권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히려 전남이 적극적인 압박으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경남은 측면 수비를 높게 배치해 빌드업을 이어가려 했으나 이를 파악한 전남이 공간을 사전 차단했다. 점유율은 경남이 높았으나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분위기를 탄 전남의 역습이 되레 경남 골문을 위협했다.

빠른 발로 뒷공간을 노리기위해 내세운 황일수-박찬준 조합도 수비진 커버에 쉽게 막혔다. 설 감독은 경기 종료 10분 전이 돼서야 배기종, 제리치를 교체 투입했지만 경기 결과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경남은 홈 개막전에서 승점 1점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선보인 '기현볼'.  그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축구팬들의 실망도 배로 큰 듯하다. 그러나 설기현 감독은 고작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단점도 보였지만 장점도 뚜렸했던 경기였다. 중앙 지역에서의 결정력만 보완한다면 경남의 순항을 기대해볼 수 있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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