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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국 중계권 수출' K리그 해외반응 모아보니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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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국 중계권 수출' K리그 해외반응 모아보니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5.12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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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현재 진행 중인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축구대회 K리그(프로축구)를 향한 해외 현지의 반응이 뜨겁다.

“K리그는 축구로 돌아가기 위해 어떤 잠정적인 조치를 취했는가.” (미국 ESPN)

“축구가 한국으로 돌아오자 확성기 너머로 들려오는 군중의 소음.” (영국 BBC)

“코로나19 시대, 골 세리머니는 이렇게.” (스페인 마르카)

“한국의 K리그가 새 시즌을 시작했다.” (독일 키커)

“녹음된 응원가, 마스크 등으로 개막한 한국 축구.” (이탈리아 라리퍼블리카)

“한국 프로축구, 세계 텔레비전 앞에서 개막.” (프랑스 우에프랑스)

12일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8~10일 열린 2020 하나원큐 K리그 개막라운드 중계 국내 및 해외 접속자 수를 공개하고, 주요 외신이 K리그 개막전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종합해 발표했다.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 간 2020 K리그 공식 개막전은 중계권을 구매한 36개국 플랫폼은 물론 K리그 공식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무료 생중계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8일 오후 열린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 간 개막전은 K리그 중계권을 구매한 영국, 독일 등 36개국은 물론 K리그 공식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무료로 송출됐다.

전북-수원 간 공식 개막전은 특히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고, 이는 지표로 나타났다. 경기 종료 시점 기준 트위터 누적 접속자는 140만 명가량에 달하며 경기가 끝난 뒤 12일 오후 정오까지 200만 명이나 더 시청했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중계를 종료한 유튜브의 경우 접속자 23만 명 이상 기록했다.

시청자 국가별 분포가 재밌다. 터키(18%), 브라질(15%), 스페인(9%), 아르헨티나(7%), 일본(7%) 순으로 가장 많이 시청했다. ‘형제의 나라’ 터키에서 트위터로만 61만 명이나 K리그 개막전을 지켜본 것이다.

세계 최고 축구리그를 보유한 세계 각국 매체들이 일제히 K리그가 개막할 수 있었던 배경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어떤 가이드라인을 들고 나섰는지 상세히 전했다.

미국 ESPN은 K리그가 축구를 재개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주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태에서 어떻게 리그를 운영하고 축구 경기를 하는지 다른 나라에 보여주고, 총 36개 국가에 중계권을 파는 등 세계적인 관심 받고 있다”고 했다.

선수 간 악수 금지 등 코로나19 사태 속 리그를 진행하기 위핸 K리그의 매뉴얼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또 선수들의 과도한 침 뱉기나 대화 자제, 포옹, 악수 금지 등 통합 매뉴얼을 안내했다. 1100여 명의 구성원이 개막 전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받고, 매 경기 발열 체크와 경기장 내 마스크 의무 착용 등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명했다.

BBC는 개막 전부터 “선수 간 대화를 금지하며 새 시즌을 시작하는 한국”이라며 K리그를 소개했고, 지난 시즌 K리그1(1부) 득점왕 타가트(수원 삼성)와 BBC 라디오 인터뷰를 진행했다. 특히 무관중이지만 실제 응원가 등 녹음 파일을 트는 게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스페인 마르카, 이탈리아 라리퍼플리카, 프랑스 우에프랑스 등은 이동국이 리그 1호골이자 결승골을 넣은 뒤 단체로 벌인 ‘덕분에 캠페인’에 주목, K리그 구성원의 의료진에 대한 존중을 언급하며 세리머니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프랑스에서는 특히 22년 전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한 적 있는 이동국이 골을 기록한 점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영국 가디언 등 잉글랜드 현지에서도 이동국이 2007년부터 1년 반 미들즈브러에서 활약했다는 사실을 소환했다. 

독일 키커는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였으나 적절한 조치로 빠르게 상황을 안정시켰고, 그 결과 지난 2월 리그 개막 연기 이후 5월에 개막하게 됐다”며 코로나19 대처 상황을 설명했다. 또 독일 17세 이하(U-17) 국가대표 출신 리차드 수쿠타-파수(서울 이랜드FC)가 “현재 서울의 상황은 전혀 패닉할 이유가 없다”고 발언한 것을 인용했다.

주요 외신들은 한국에서 어떻게 K리그가 개막할 수 있었고, 진행될 수 있는지 집중 조명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또 6~7월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의 교도통신, 닛칸스포츠, 스포니치 등 다수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도 K리그를 향한 관심을 나타냈다.

조재완(강원FC)이 10일 FC서울전에서 넣은 이른바 ‘회오리감자 슛’ 골 영상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K리그의 트위터 게시물을 ‘리트윗(다시 퍼가는 것)’하고 이탈리아, 브라질 매체가 보도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항간에서 적잖은 이들이 K리그 개막전 경기력이 기대에 못 미쳤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거의 5~6개월만의 첫 실전이었고, 무관중이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서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BBC가 지불한 금액에 맞지 않는 생명력 없는 경기였다”고 꼬집었지만 BBC는 “K리그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코로나19 시대 축구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게 만들었다”면서 “경기 분위기는 대부분 비현실적으로 다가왔지만 이 경기는 새로운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단면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세계 주요 축구 선진국에서 K리그와 KBO리그(프로야구)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참고하고 있다. K리그가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가능성만으로도 K리그와 이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 모두에게 박수를 보낼 이유가 충분하다. 물 들 때 노 젓고 있는 K리그의 추후 행보에 어느 때보다 많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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