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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공백에 의연한 롯데, 프로세스 외쳤던 이유 [2020 프로야구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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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공백에 의연한 롯데, 프로세스 외쳤던 이유 [2020 프로야구 순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5.13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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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38)가 시즌 초반부터 주저앉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건재하다. 겨우내 잘 짜놓은 프로세스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대호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팀이 0-5로 끌려가던 3회초 수비를 앞두고 돌연 신본기와 교체됐다.

확인 결과 이대호는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병원에서 검사까지 받았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1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첫 타석 안타를 치고도 이후 수비 과정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사진=연합뉴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소식이었다. 실력은 물론이고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그가 없는 롯데는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선의 4번타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리그를 주름잡았고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한 뒤 친정팀으로 돌아온 그였다.

2017, 2018년 2시즌 평균 35.5홈런, 118타점으로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낸 그였다. 타율도 3할 초반대를 지켰다.

그러나 지난해엔 실망스러웠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인해 타자들의 성적이 전체적으로 하락했지만 이대호는 그 하향세가 유독 심했다. 홈런은 반토막(16개)이 났고 통산 타율 3할 타자는 0.285를 기록, 10년 만에 3할 수성에 실패했다.

25억 원의 연봉을 받는 이대호는 자존심의 상처를 입었고 올 시즌을 맞아 남다른 각오로 준비했다. 체중을 10㎏ 이상 감량했고 수비에서도 기여하기 위해 1루수 미트를 끼며 전지훈련을 치렀다.

 

전준우(오른쪽)와 딕슨 마차도, 안치홍 등의 활약 속에 롯데는 이대호의 공백을 지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팀은 21년 만에 개막 5연승을 달렸고 이대호도 홈런을 날리는 등 거들었다. 그리고 나선 강호 두산과 경기. 1회초 좌전안타를 날리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돌연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롯데는 허문회 감독은 당황하지 않고 신본기를 내보냈고 그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활약하며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롯데는 팀 타격 전반에서 바닥을 기었다. 팀 타율(0.250), 득점(578), OPS(0.674) 등에서 모두 꼴찌였지만 올 시즌엔 완전히 달라졌다. 타율(0.307)과 홈런(10개)은 나란히 2위, OPS(0.855) 또한 3위에 올라 있다. FA로 영입한 안치홍과 내야 공백을 메우는 훌륭한 수비에 일발장타까지 갖춘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 내부 FA 전준우 등이 타격에서 불을 뿜고 있고 타자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줘 타격 생산력이 늘어난 덕분이다. 이대호가 없어도 당분간은 충분히 버텨낼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춰 놓은 롯데다.

선수들도 큰 부담이 없다. 성민규 신임 단장부터 내년에 더 큰 그림을 그린다며 올 시즌은 물음표를 지워가는 과정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아직 개막 초반이지만 개인사정으로 미국에 다녀온 아드리안 샘슨이 없는 가운데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보인 롯데다. 이대호가 빠진다고 흔들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성적보다도 팬들에게 변화된 팀의 매력을 느끼게 만들고 있는 롯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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