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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아마 교두보' K3·4리그 부푼 청사진, 당면과제는?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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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아마 교두보' K3·4리그 부푼 청사진, 당면과제는?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5.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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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손힘찬 기자] “한국의 제이미 바디가 탄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최근 한국 축구는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클럽 디비전 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계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가 연계해 승강제가 정착된 ‘한국형’ 통합 디비전 시스템을 형성, 다른 종목의 본보기가 되는 것은 물론 시장 확대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13일 서울 신문로 아산청책연구원에서 2020 K3·4리그 출범식이 열렸다. 기존 실업축구 내셔널리그(3부리그 격)와 K3리그 어드밴스·베이직리그(4·5부리그격)를 통합하는 원년이다.

정 회장은 “한국 축구는 월드컵 아시아 최고성적(4강) 등 지금껏 찬란한 성과를 쌓아왔지만 언제나 가슴 한 켠에 허전함이 있었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축구 인프라와 시스템 때문이다. 특히 성인축구를 아우르는 디비전 시스템은 한국 축구의 아픈 손가락이었다”고 밝혔다.

정몽규 KFA 회장이 13일 K3·4리그 출범식에서 출범사를 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이어 “단순히 하나의 리그가 시작되는 게 아니라 한국에서도 진정한 축구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전문 선수부터 동호인까지 모두가 디비전 시스템이라는 큰 틀 속에서 공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기존 내셔널리그, K3리그와 신생팀을 융합했다. K리그1부터 K7리그까지 아우르는 한국형 승강제의 중추를 맡게 된다. 현재 프로(K리그1·2), 세미프로(K3·4리그), 아마추어(K5·6·7리그)로 분리돼 있지만 향후 제도가 정착되면 1~7부 구분 없이 승강이 이뤄지는 그림이다.

K3·4리그 출범으로 경제효과도 예상된다. 2020년 기준 K3·4리그 29개 팀 총 예산은 420억 원, 리그 인력은 1197명에 달한다. 선수 941명, 지도자 85명, 행정 109명, 심판 62명이 2020 K3·4리그 운영을 위해 함께 뛴다.

정몽규 회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제 지형이 바뀌고 있다. K3·4리그 구단의 법인화가 차차 이뤄질 것이다. 승강제가 완성되는 순간 한국 축구 지형이 완전히 바뀌지 않을까. K4리그를 중심으로 앞으로 훨씬 더 많은 팀이 창단되고, 일자리 창출로도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명보 전무는 K3·4리그가 출범하기까지의 경과를 보고했다.

또 KFA는 클럽 라이센싱 규정을 통해 구단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제도 및 인프라를 갖추도록 했다. 2023년부터 선수 계약 시 K3리그는 20명, K4리그는 5명 이상 연봉 계약 선수를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 더불어 K3·4리그 팀들은 연령별 유소년(U-12, U-15, U-18) 팀 중 1팀 이상 필수로 운영해야 한다. 구단 사무국 최소 인원(K3리그 6명, K4리그 4명) 설정도 둔다.

김대업 KFA 디비전팀장은 “앞으로 연간 2~3개 팀을 신규 유치해 K3·4리그가 총 34개 팀 이상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에 따라 총 구단 예산 750억 원 이상 달성해 한국 축구 중추로 리그를 키우고 다양한 경제 효과도 부가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특정 시기까지는 관심 있는 지자체나 기업에서 프로 구단을 만들려거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정한 기준만 충족하면 K리그2에 편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기업 구단이라 하더라도 K4리그에서 시작해야 하는 방식을 연맹과 협의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건강한 프로를 지향하는 구단이라면 자본만 가지고 덜컥 프로에 진입하는 것보다 구단 운영이나 마케팅 면에서 학습할 수 있는 단계를 거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으로 관건은 아마추어 구단의 법인화다. 대다수 구단이 지자체 소속으로 지자체 예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관료제 특성상 담당자도 자주 바뀌고, 지자체 성향과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기 마련이다.

K3·4리그가 잘 자리잡아야 한국 축구 전체 생태계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김대업 팀장은 “기존 내셔널리그가 ‘셀링’리그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상위리그로 이적할 때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한다. 법인화는 그 시작이다. 현재는 이적료가 생기더라도 기관으로 들어가면 구단에 환급된다는 보장이 없다. 지자체 체육계 공무원 1명이 동시에 여러 종목의 팀을 맡는 등 물리적 한계도 있다. 법인화는 이적료든 훈련보상비 혹은 연대기여비든 법적인 수익 토대를 만드는 시작”이라고 부연했다.

KFA는 기존 K3·4리그 팀들에 오는 9월 30일까지 법인화 유예기간을 줬다. 신생 구단은 먼저 법인화 후 K4리그에 받겠다는 방침이다. 기관에서의 법인화는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협회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화성FC의 경우 시에서 노력을 많이 해 최근 용역 발주하는 등 프로 팀을 갖출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 내셔널리그 출신 팀들은 K3리그 팀들의 재정건전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리그 전반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김 팀장은 “앞으로 생기는 모든 일이 리그의 역사다. 어떤 방식으로든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게 협회의 기본 입장이다. 어떻게 흘러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저비용으로 많은 팀이 육성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고졸 선수들이 대학 진학과 K3·4리그 진입을 놓고 선택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경과를 지켜보며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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